[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화 이글스의 '특급 영건' 김서현(22)의 투구폼을 둘러싸고 야구계 레전드들의 백가쟁명식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제동을 건 야구인이 나타났다. 한화 출신으로 키움 히어로즈 타격 코치를 역임했던 김태완 전 코치가 사방에서 쏟아지는 과도한 '훈수 논란'을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김 전 코치는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SNS와 유튜브 등에서 김서현을 주제로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기류에 대해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서현이 침체의 늪에 빠지자 임창용, 오승환, 윤석민, 김태균, 김병현 등 전직 프로야구 레전드 출신 유튜버들이 줄줄이 나서 그의 투구폼 수정 여부를 두고 옥신각신 설전을 벌였다. "폼을 당장 간결하게 바꿔야 한다"는 쪽과 "자신만의 강점을 잃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배하게 맞서면서, 정작 당사자인 어린 선수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말들의 포화 속에 갇히게 됐다.
이를 지켜본 김태완 전 코치는 "요즘 SNS를 보면 김서현 선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참 많다"며 "솔직히 무엇을 위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건지 모르겠다. 조회수와 이슈가 목적일까요, 아니면 정말 선수를 걱정하는 마음일까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비슷한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코치는 투구폼 변화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들의 토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야구는 결과의 스포츠이기에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논의의 중심에 정작 '선수 본인'이 빠져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의 생각입니다. 김서현 선수는 지금의 방식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설령 지금의 투구폼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세이브 2위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선수입니다. 자신이 성공을 경험했던 과정과 믿음을 하루아침에 내려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답을 찾는 주체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김 전 코치는 "폼을 바꾸는 것도, 바꾸지 않는 것도 결국 본인의 선택이며, 설령 바꾸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과정 또한 선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며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선택하게 된다면, 그 변화는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변화보다 훨씬 큰 힘을 가질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물론 그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져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도 끝까지 외면한다면 그것은 신념이 아니라 고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아직 결과를 지켜봐야 할 시간"이라고 과도한 마녀판정을 경계했다.
이어 대중과 야구계를 향해 "주변에서는 기다려주면 된다. 잘하면 응원하고, 부족하면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된다. 그러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과정 속에서 어린 선수를 단정 짓고 소비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방황하고 있을 후배 김서현을 향해 묵직한 응원의 멘트를 남겼다. "김서현 선수, 주변의 소음보다 자신의 야구를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선수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합니다. 때로는 흔들릴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국 한 명의 선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부디 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다시 자신의 공으로 모든 이야기에 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의 타격 코치로 있던 김 코치는 지난 달 21일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