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O리그에 바야흐로 '젊은 포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베테랑 포수들이 안방을 독점하며 백업들이 하염없이 기회를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최근 구단들은 프런트와 현장의 긴밀한 소통 속에 젊은 포수들에게 빠르게 1군 경험치를 먹이는 육성 기조를 택하고 있다.
포수 출신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 '김태균'의 '차세대 안방마님 찾으러 저니맨 허도환이 다시 돌아왔단다'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해 최근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차세대 안방마님 7명에 대해 냉정하고도 애정 어린 현장의 시선을 전했다.
허 위원은 "현재 20대 포수 자원이 굉장히 풍족하다"면서도 "국내 무대에 안주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단점을 지우고 더 높은 레벨을 바라봐야 한다"고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허도환 위원은 주전급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젊은 포수들의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칭찬하면서도, 1군 안방마님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기술적·체력적 한계를 명확히 짚었다.
롯데 손성빈에 대해선 "독보적인 강견을 가졌음에도 올 시즌 20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장점이 희석된 점이 아쉽다. 포크볼이 많은 팀 투수들과의 케미를 높이고 맹목적인 ABS 존 의존에서 벗어나 국제대회용 '프레이밍'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이번 시즌 기량을 증명하지 못하면 롯데가 겨울 FA 시장에 참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SG 조형우에 대해선 "고교 시절부터 완성형 포수로 평가받은 A플러스급 강견이다. 키가 큼에도 하체 이동과 블록킹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면서도 "다만 공을 잡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버릇 때문에 팝타임이 다소 느린 편인데, 오른발 스텝을 빠르게 가져가는 보완이 필요하다. 노경은 등 베테랑 투수들을 리드하기 위해 사우나까지 따라갔던 선배들의 '넉살'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A 한준수는 "주전 김태군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 달간 풀타임을 소화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 시즌 30개 이상의 도루를 허용하며 상대 팀의 표적이 된 것이 약점이다. 도루를 의식해 빠른 공 위주로 배합하다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패턴을 줄여야 하며, 송구의 정확성과 스피드를 보완해야 한다"고 평했다.
한화 허인서는 "최재훈의 뒤를 이을 거포형 포수로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타격 시 히팅 포인트가 앞에 있어 변화구 삼진이 많고, 최근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며 송구 부정확성과 수비 실책이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지적하며 "특히 오른 무릎을 꿇는 특유의 수비 자세 때문에 우측 블록킹이 한 박자 느린 약점이 있다. 한화 투수진의 높은 코스 볼넷을 줄이기 위해 타깃을 낮게 형성하는 자세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미 국가대표 주전으로 올라선 포수부터 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이닝을 먹어 치우는 영건들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NC 김형준에 대해 허 위원은 "지금 언급되는 젊은 포수들과는 레벨이 다른 차기 국대 1선발 포수"라고 극찬했다. "양의지의 전성기 시절 리드와 블록킹을 고스란히 흡수해 수비 안정감이 독보적이며, 상대 팀들이 김형준이 나오면 도루 자체를 자제할 정도다. 박민우, 김주원 등 내야진과의 호흡도 완벽하다"라고 말한 허 위원은 "유일한 적은 '체력'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성적이 절벽처럼 떨어지는데, 부상 여파로 2할 초반대에 머문 타율을 2할 5푼에서 7~8푼 대까지 끌어올리고 20홈런 이상을 쳐줘야 양의지·강민호의 뒤를 완벽히 이을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 김건희는 "3년 차의 어린 나이에도 팀에서 엄청난 수비 이닝을 소화하며 영리한 리더십과 멘탈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타석에서의 부진이 수비 집중력 저하(잔실수)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멘탈은 개선해야 한다"며 "팀 내에 안우진을 비롯해 박준영, 배동현 등 좋은 유망주가 많고,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회한 고교 최대어 하현승이나 정현우 등 특급 신인들과 함께 성장한다면 국제대회 경험을 발판 삼아 최고의 포수로 진화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두산 윤준호에 대해선 "어릴 때부터 포수 한 우물만 판 유망주지만, 팀 내 '통곡의 벽'인 양의지라는 존재 때문에 팬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 저평가된 감이 있다. 콘택트 능력은 준수하나 대형 주전 포수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에 더 매진해야 한다"며 "어깨가 아주 강한 편이 아니므로 양의지 특유의 '공 빼는 속도'와 고공 멘탈을 지닌 여우 같은 볼 배합을 조인성 코치와 양의지에게 적극적으로 전수받아야만 1군에서 롱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은 오랜 세월 동안 양의지, 강민호, 박동원 등 역대급 포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왜 요즘은 저런 포수가 안 나오냐"는 푸념이 심심치 않게 들렸던 이유다. 하지만 허 위원의 분석처럼 현재 KBO 리그의 20대 포수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하고 화려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