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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아쉬웠다" 온갖 극찬에도 무덤덤 하던 큰 형님, 3연승 이끈 뒤 "나 왜 칭찬 안해?" 깊은 뜻이 숨어있다

입력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5회 2루타를 날린 삼성 최형우.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5회 2루타를 날린 삼성 최형우.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평소 개인 기록이나 활약에 대한 극찬에는 담담하다 못해 무심하기로 유명한 맏형 최형우(43)가 이례적으로 서운함(?)을 토로했다.

팀의 3연승을 이끈 뒤 나온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하소연이었지만, 그 안에는 팀을 위해 온몸을 바친 베테랑의 헌신과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1위 LG→2위 KT로 이어진 운명의 6연전. LG전 2연패로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극적인 3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3연승의 전 과정에 최형우가 있었다.

침체된 분위기를 깨운 메시지, 솔선수범 전력질주, 승부를 뒤집는 8회 역전 결승타까지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이었다.

출발은 지난 25일 잠실 LG전. 삼성은 스윕패 위기에 몰려 있었다. 맏형 최형우가 나섰다. 선수단 단체 대화방에 "재미 있게 하자"라는 메시지로 후배들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삼성은 초반부터 타선이 대폭발하며 13대6 대승으로 3연전 전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최형우 본인도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4안타를 몰아친 캡틴 구자욱은 경기 후 "형우 형의 메시지가 좋은 에너지로 전달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형우의 전력질주.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의 전력질주.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6일 대구로 이동해 치른 2위 KT와의 3연전 첫 경기. 이번에는 투혼의 전력질주가 빛났다. 0-1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로 물꼬를 튼 최형우는 후속 대타 김성윤의 좌전 안타 때 거침 없이 3루까지 내달렸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베테랑의 투혼과 전력질주. KT를 흔들고, 삼성 덕아웃에 투혼을 불어넣은 허슬플레이였다. 삼성은 7회에만 8점을 몰아치며 9대1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27일 대구 KT전, 최형우는 이번에는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2, 3루. 상대 투수 한승혁과의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 끝 6구째 138km 포크볼을 받아쳐 2타점 역전 결승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4대3 승리로 3연승을 이끈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최형우는 "3B1S에서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늦었다. 제 생각에는 나이스 타이밍이었는데, 내 생각과 몸의 반응이 다르더라(웃음)"며 "풀카운트에서는 중간 타이밍으로 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전날 주루 플레이에 대해 유쾌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3연승의 '지분'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다른 건 없고 하나 아쉬운 게 있다. (26일 KT전에서) 열심히 3루를 갔는데,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더라. 솔직히 안타보다 더 귀한 센스가 돋보인 플레이 아니었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빈 곳이 보이면 달리는 건 어릴 때부터 배운 주루플레이의 기본"이라며 최선을 다한 주루 플레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최형우의 역전 결승 적시타.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의 역전 결승 적시타.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농담 형식을 빌었지만 이는 최고참의 의도적인 언급이었다.

야구에는 통제할 수 있는 플레이가 있고, 통제할 수 없는 플레이가 있다. 타석이나 수비 결과는 통제할 수 없는 영역. 최형우가 늘 결정적 안타나 홈런을 치고 "그건 아니고, 그냥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반면, 매 순간 열심히 뛰는 주루플레이는 의지만 있으면 통제할 수 있는 플레이다.

"늘 열심히는 뛴다"고 말할 만큼 최형우는 빠르지 않은 주력임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그게 바로 야수의 기본이자 매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평범한 진리를 최고참이 앞장서 실천했고, 이 부분 만큼은 언론의 주목을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스스로 빛나고자 하는 욕심이 아니라 그 조차 팀을 위한 한마디였던 셈이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바닥을 쳤으니 올라올 일만 남았다는 최형우는 철저히 '팀 분위기' 중심의 야구를 강조했다.

그는 "평소 순위표는 보지 않는다. 상위권에서 버티고 유지만 하면 반등의 시간, 좋은 시간은 분명히 온다"며 순리를 강조했다.

중요한 순간 한마디 말로 후배들을 뭉치게 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주루로 덕아웃 분위기를 깨우며, 결정적 순간 천금 같은 적시타로 승리를 가져오는 베테랑.

위기를 극복하고 3연승 반등의 전 과정에 깊이 개입한 최형우의 가치.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감춰질 수 없는 위대한 흔적으로 빛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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