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웨이버 공시 후 1주일내 순위 역순으로 영입 경쟁.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보기드문 광경이 외국인 선수로 인해 발생했다.
NC 다이노스와 눈물의 작별을 한 맷 데이비슨이 그 주인공이다. 데이비슨은 지난 26일 창원 NC-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바로 데이비슨의 키움행 소식이 전해졌다(6월 27일 본지 보도). 하지만 야구팬들이 상상한 것처럼 전날 눈물의 방출을 경험한 선수가 영화처럼 다음날 반대편 더그아웃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원칙상 데이비슨은 아직 키움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키움 측은 "데이비슨의 영입 절차에 돌입했다. 외국인 투수 네이선 와일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데이비슨 계약 양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BO 규정상 시즌중 웨이버 공시기간은 7일이다. 이 기간내 각 구단은 해당 선수의 계약 양수 의사를 KBO에 전달하게 되며, 그중 팀순위의 역순으로 우선 순위가 정해진다.
해당 선수는 이적시 정해진 계약대로 새로운 팀에서 잔여 연봉을 수령하게 되고, 만약 기간내 영입 요청이 없으면 기존 구단에서 잔여 연봉을 모두 받는 대신 올시즌 더이상 리그에서 뛸 수 없다.
국내 선수의 경우 흔히 '방출된 선수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로 정리된다. 원하는 구단이 복수인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 또 시즌내 이적은 잘 이뤄지지 않고, 설령 새로운 팀을 찾더라도 비시즌 기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 데이비슨의 경우는 달랐다. 야구계에 따르면 키움 외에도 데이비슨 영입을 논의한 구단이 또 있었다는 것. 하지만 키움의 데이비슨 영입 결정이 공고한 이상, 다른 팀들은 닭쫓던 개 신세가 됐다.
지난달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설종진 키움 감독은 데이비슨 영입 비하인드에 대해 "데이비슨이 방출되기 전까진 영입 계획이 없었다. (28일로 예정된)네이선 와일스의 등판을 지켜보고, 그 다음 한번 정도 더 4이닝 정도 기회를 주면서 몸상태를 지켜볼 예정이었다. 와일스를 교체한다 하더라도 투수를 영입할지 타자를 영입할지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데이비슨의 방출 소식을 접한 뒤 우리 구단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와일스의 퓨처스 등판을 지켜보면서도 향후 컨디션에 의문인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차라리 빠르게 데이비슨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공식적으로 지난 27일 웨이버 공시가 발표됐고, 이에 따라 공시 마감시한인 7월 3일 기준 순위로 영입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된다. 키움은 전날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9위팀과 3경기반 차이라 키움이 수목금 3경기를 전승, 다른 팀이 전패하더라도 우선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만약 데이비슨 영입을 경쟁하는 두 팀이 웨이버공시 마감일까지 승패에 따라 우선 순위가 바뀌는 상황이었다면 어떨까. 팀 전력 강화를 통해 잔여 시즌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가능하다면 가을야구에 도전하기 위한 외국인 선수 교체인데, 이를 위해 눈앞의 경기에서 져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키움은 지난 시즌초 외국인 타자 2명 체제(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를 시험한 바 있다. 하지만 5월 중순 선발투수 부족을 인정하고 푸이그를 퇴출,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1년여만에 다시 시도되는 외국인 타자 2명 체제다. 설종진 감독은 "알칸타라-안우진-배동현-하영민-박준현으로 5선발 체제가 가능하고, 필요시 김윤하가 뒤를 받친다. 부상에서 복귀한 정현우도 전반기내 합류는 어렵겠지만, 후반기에는 선발등판이 가능하다"면서 지난해와는 다른 상황임을 강조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