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은 메이저리그의 짖??은 전통이다.
갓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인들에게 '팀의 일원'이 됐음을 상징하는 문화다. 우스꽝스런 옷을 입고 출근하게 하거나, 심부름을 시키는 등 팀마다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들에겐 곤욕이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 동료들이 양복을 찢어놓는 장난을 치자 분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김병현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라커룸 커피 담당으로 배달 뿐만 아니라 커피 포트 청소 및 수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최근 '루키 헤이징 데이'를 가졌다. 지난달 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가진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 동행한 브라이스 엘드리지, 카슨 시모어, 딜런 스미스, 크리스천 원더스, 빅터 베리코토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킨 것. 그냥 시킨 게 아니라 원정 유니폼을 풀장착하고 경기장 근처 스타벅스에 도보로 다녀오게 했다. 안방도 아닌 원정에서, 그것도 경기용 유니폼을 그대로 입은 거구의 남성들이 옹기종기 모여 커피를 소중히 들고 걸어다니는 건 우스꽝 스러울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지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날을 조명하면서 선배 선수들의 커피 취향을 묻는 시간을 가졌다. 커피는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의 일부이기에 특별한 음료는 아니지만, 몸 관리에 철저한 선수들 입장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신문은 '의외로 샌프란시스코 선수들 중에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 이들이 꽤 됐다'고 소개했다. 투수 로건 웹은 "간단하게 콜드 브루 블랙을 마신다. 만약 다른 걸 마신다면 에너지 음료일 것"이라고 답했다. 외야수 드류 길버트는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 숙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뭔가를 마신다면 아이스 말차 라떼"라고 밝혔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 역시 "한때 에너지 드링크에 푹 빠진 적이 있는데, 그걸 안 구단에서 냉장고에 음료를 잔뜩 채운 적이 있었다"며 "잠을 잘 못 자서 카페인을 줄이고자 했다. 한 가지 커피만 마시는 건 아닌데, 스타벅스에서 굳이 돈을 많이 쓰는 쪽은 녹차"라고 말했다.
다소 심심한 답변이 오간 가운데, 이정후와 케이시 슈미트가 그나마 재치 있는 노하우를 밝혔다. 이정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내가 마시는 커피는 그것 뿐"이라며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하는데, 벤티 사이즈 컵에 얼음을 듬뿍 넣어 마시면 커피 맛이 더 연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케이시 슈미트는 "바닐라 콜드 브루나 티라미수를 즐겨 마신다. 내일 아침에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