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남겼던 주자를 잘 막아주셨거든요."
조동욱(21)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강백호의 홈런과 8회 5득점으로 만들어진 6-0 리드. 한화는 8회말 이상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LG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영빈-이주헌-신민재가 연달아 안타를 쳤다. 무사 만루에 위기에 몰린 한화는 좌완 조동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6월 무실점 피칭을 하는 등 17경기에서 내준 점수가 1점도 없었다.
타석에는 홍창기가 섰다. 조동욱은 초구 슬라이더를 S존 한가운데보다 살짝 아래쪽에 던졌고, 홍창기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타구는 조동욱에게 왔고,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조동욱은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LG는 대타 송찬의를 냈다. 좌투수 상대 타율이 4할이 넘었다. 2B2S에서 스트라이크 낮은 쪽으로 패스트볼을 던졌고, 루킹 삼진이 됐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한화는 9회 두 점을 더했고, 결국 8대1로 승리했다.
조동욱은 1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경기를 마친 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무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조동욱도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조동욱은 "사실 속으로 점수가 벌어져있어서 2,3루 주자를 아웃카운트와 바꾸자고 생각했다. (이)상규 형이 그동안 내 주자를 잘 막아줘서 정말 막아주고 싶었다"고 했다.
무사만루 극복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든 투구가 계산대로 흘러갔다. 조동욱은 "(홍)창기 선배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효과를 본 기억이 있어서 슬라이더를 생각했다. 원하는대로 들어갔다"라며 "삼진 때는 우타자를 상대로 투심을 많이 던졌다. 그게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위기 상황마다 병살과 삼진을 얻어내면서 한화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조동욱은 "나에게 운이 많이 따라주는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동욱은 개막 후 4월까지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8로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5월 1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5.84로 흔들렸고, 5월 말부터 찾기 시작한 안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5월 기복 원인으로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꼽았다. 조동욱은 대표팀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배찬승(삼성) 오원석(KT) 김진욱(롯데)이 좌완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그 전에는 아시안게임에 대한 생각이 강했던 거 같다. 자기 페이스대로 던지면 좋았다가 (아시안게임) 생각을 하면 안 좋아지면서 밸런스도 깨진 거 같다"라며 "마음을 비우고 던지니 잘하고 있다. 팀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욱 역시 "감독님께서 너무 아시안게임을 의식하지 말라고 하셨다. 의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닌 거 같다"라며 "이제는 별 생각 없다"고 했다.
조동욱은 "전반기 이 페이스대로 가서 끝나면 행복할 것 같다. 작년에 후반기에 좋지 않았는데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