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네소타 트윈스 고우석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10일(이하 한국시각) 타깃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2-4로 뒤진 9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4타자를 맞아 삼진 1개를 잡아냈지만, 홈런 1개로 1실점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8일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에서 콜업된 이후 이틀 만의 감격적인 빅리그 데뷔전이었으나, 영광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상대한 타자 4명은 모두 왼손이었다.
선두 다니엘 슈니먼을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88.6마일 스플리터를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던져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93마일대 직구를 3개 연속 던진 뒤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사용했다. 빗맞은 타구는 67.5마일의 속도로 1루수 로이스 루이스로 향했다.
하지만 패트릭 베일리에게 벼락 홈런을 얻어맞았다. 원볼에서 2구째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89마일 슬라이더가 몸쪽에서 가운데로 살짝 몰렸다. 발사각 39도, 타구 속도 103.1마일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우측 펜스 뒤 비거리 384피트 지점에 낙하했다. 올해 트리플A 19경기에서 한 개도 내주지 않은 홈런을 빅리그에 데뷔한 날 맞은 것이다. 베일리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포수다.
그러나 고우석은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무리없이 잡아냈다.
좌타자 스티븐 콴을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풀카운트에서 89마일 스플리터를 한복판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첫 탈삼진. 콴은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교타자다.
이어 좌타자 트래비스 바자나를 2구째 94.3마일 한복판 직구로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투구수는 18개, 스트라이크는 12개였다. 9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95.7마일(154㎞), 평균 94.3마일을 찍었다. 스플리터 6개, 슬라이더 3개를 각각 구사했다. 직구 스피드는 올시즌 들어 최고 수준이었으나, 95.7마일은 이날 양 팀 투수가 던진 포심, 싱커 등 패스트볼 120개 중 그 속도가 68위에 불과했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면서 정교한 제구로 승부해야 한다는 소리다.
앞서 미네소타는 지난 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일정액의 현금을 주고 고우석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미네소타는 30개팀 가운데 불펜이 가장 허약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28로 꼴찌다. 경기 평균 득점(4.88) 7위, 팀 OPS(0.736) 7위, 팀 홈런(118개) 9위 등 공격력은 상위권이지만, 마운드가 불안해 승률 5할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고우석의 실점 등으로 2대5로 패한 미네소타는 46승48패로 AL 중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4위를 달리고 있다.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 매리너스(47승47패)와는 불과 1경기차다. 이제부터는 1승이 너무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고우석 영입은 이런 불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게다가 이날 좌완 앤서니 반다가 오른쪽 광배근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데릭 셸튼 미네소타 감독이 이날 고우석을 2점차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린 것은 테스트 차원으로 보여진다. 동점 또는 박빙의 리드 상황이 아닌 2점차 열세에서 등판시켜 경기운영과 자세를 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 등판이 어떤 상황에서 이뤄질 지 알 수 없으나, 필승조의 일원으로 쓰고 싶은 의도가 분명 읽힌 경기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