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햄 파이터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나란히 우승을 목표로 잡고 시즌을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는 2024년부터 3년 연속 우승, 니혼햄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정상을 바라보는 팀답게 지난 2년간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다. 2024~2025년 1~2위를 했다. 소프트뱅크가 리드하고 니혼햄이 추격하는 그림이 이어졌다.
1~2위라고 해도 전력 차가 상당히 컸다. 매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프트뱅크가 신조 쓰요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팀을 재정비한 니혼햄을 눌렀다. 2024년 무려 '13.5경기'를 앞섰다. 지난 시즌엔 '4.5경기'로 간격이 줄었다.
2년 연속 소프트뱅크가 니혼햄을 누르고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 시리즈를 통과했다. 지난해 니혼햄이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두며 소프트뱅크를 압박했다. 1승을 추가하면 하극상을 연출하고 재팬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6차전에서 1대2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한 해 전 3연패(소프트뱅크 1위 어드밴티지 포함 4승)를 당하고 탈락했으니 희망을 가질만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한신 타이거즈를 누르고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조 감독 5년차 시즌. 니혼햄은 지난겨울 소프트뱅크에서 FA로 풀린 에이스 아리하라 고헤이를 데려왔다. 니혼햄에서 시작해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이 복귀했다. 올시즌 '무조건 우승'을 외칠만하다.
일단 정상에 서려면 리그 최강자 소프트뱅크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뭐 하나 시원시원하게 풀리는 게 없다. 매 경기 번번이 막힌다.
14일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 니혼햄은 소프트뱅크외 홈경기에서 2대4로 졌다. 1-1 동점이던 9회초 3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전체로 보면 일상적인 패배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는 과정이 너무 안 좋았다. 9회 1사 1루에서 내야 병살 타구를 유격수 실책으로 놓쳤다. 니혼햄 벤치를 얼어붙게 만든 최악의 상황이 전개됐다. 이 수비 실책 직후 적시타를 맞고 연추가 실점까지 했다. 흐름이 순식간에 소프트뱅크로 넘어갔다. 수비 실책이 없었다면 9회말 승부가 가능했다. 소프트뱅크는 9회말 기요미야 고타로의 홈런으로 1점을 냈다.
니혼햄은 올 시즌 56실책을 기록 중이다. 양 리그 12개팀 중 가장 많다. 오릭스 버팔로즈보다 32개, 소프트뱅크보다 26개가 많다.
타선 집중력도 아쉬웠다. 2회 1사 1,3루, 4회 1사 만루, 6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1-1로 맞선 8회 1사 3루에선 두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잔루 11개가 나왔다. 크게 실망한 신조 감독은 경기가 종료되고 4분 만에 말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구단을 통해 "실수가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라는 멘트를 남기고.
1승11패.
올해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거둔 성적이다. 우승을 경쟁하는 '라이벌'이라고 지칭하기 민망한 일방적인 성적이다. 매 경기 총력을 쏟는데도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87경기에서 48승39패, 승률 0.552. 니혼햄은 14일 현재 1위 소프트뱅크(50승1무31패)에 5경기 뒤진 3위다.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승률 5할을
올렸다면, 박빙의 선두 경쟁이 가능했을 것이다.
니혼햄은 남은 시즌 소프트뱅크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