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가드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기사입력 2015-02-01 10:54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농구는 높이의 스포츠다. 키 큰 선수, 그리고 키 큰 선수를 보유한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다. 하지만 5명 중 1~2명은 꼭 키 작은 선수가 필요하다. 아니, 키가 작을 필요는 없지만 가드 포지션 선수가 필요하다. 보통 가드들을 작다. 스피드가 빨라야 하고 드리블 능력도 좋아야 하기 때문. 키는 작지만, 가드 포지션 선수들이 경기를 조율하지 못하면 팀 전체가 무너지고 만다.

고양 오리온스가 그렇다. 오리온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누구나 탐낼 만한 장신 포워드들이 즐비하다. 신인 이승현을 비롯해 허일영 장재석 등 유망한 자원들이 많다. 길렌워터-라이온스의 외국인 선수 라인도 좋다. 하지만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한다. 가드 라인 문제가 드러난다.

오리온스는 주전 포인트가드 이현민을 비롯해 신예 한호빈, 그리고 베테랑 임재현이 있다. 하지만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무슨 문제일까.

먼저 이현민과 한호빈의 조합이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참 신기하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잘하면, 한 사람은 못한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복이다. 두 사람은 기복이 심한 스타일. 팀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인 포인트가드는 기복이 있으면 안된다. 항상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세세하게 들여다보자. 이현민은 키는 작지만 스피드도 좋고, 드리블도 화려하다. 슛도 괜찮다. 문제는 A 패스만 찔러 넣으려는 스타일이다. 경기 조율보다는 화려한 플레이를 즐긴다. 31일 SK전에서도 4-2 속공 상황서 골밑에 이승현을 확인하고 입이 떡 벌어질만한 노룩 패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팀은 졌다. SK의 변칙 지역방어를 뚫지 못했다. 감독 책임도 있지만 코트 위의 가드 책임도 크다.

한호빈의 경우 너무 이타적이다. 지나치게 동료들 공격을 만들어주려고만 하는 가드다. 본인이 슛이 약해 그럴 수도 있지만, 스스로 공격을 풀어줘야 한다. 가드가 슛을 쏘지 않으면, 상대 수비는 훨씬 쉬워지고 자신들의 공격 흐름은 망가진다.

그나마 오리온스가 이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베테랑 임재현 덕분이다. 임재현이 공-수에서 투입될 때마다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추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 SK전에서도 임재현이 투입된 1쿼터 활화산같은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임재현이 빠지자마자 2쿼터부터 공격 흐름이 완전히 무너졌다. 전성기 시절만큼 스피드는 나지 않지만, 시야가 좋고 안정된 슛터치가 있다. 문제는 체력이다. 그리고 대인방어에서도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농구는 똘똘한 가드 1명과 듬직한 센터 1명만 있으면 해볼 만하다고 하는 스포츠다. 오리온스는 현재 팀을 확실히 휘어잡을 가드가 없는 것이 고민이다. 추 감독도 이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다. 추 감독은 최근 "이현민에게 책임감을 조금 더 심어주려 한다"라며 기용 시간을 늘린다고 했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면 답답할 때가 많다. 오리온스가 6강을 넘어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보려면 이 가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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