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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동주가 유니폼을 벗었다. 31일 은퇴 의사를 밝혔다. 올 시즌 선수등록 마감일이었다.
그리고 양 측은 계속 합의를 시도했지만,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동주는 선수생활 연장을 얘기했고, 두산은 은퇴 후 코치직을 제안했다. 사실 김동주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기량이 예전같지 않았고, 베테랑으로서 능력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김동주는 시장에 나왔다.
통산 1625경기에 나서 3할9리,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LG와의 수도권 라이벌전 승부처에서 인상적인 클러치 능력을 많이 보였다. '좌타는 이승엽, 우타는 김동주'라는 말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우타자이기도 했다.
김동주는 이제 유니폼을 벗게 된다.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점이 생긴다. 그의 은퇴식은 어떻게 될까.
이종범, 양준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는 화려한 은퇴식을 갖고 팬들의 축복 속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김동주 역시 당연히 거창한 은퇴식을 받을 자격을 갖춘 선수다. 그가 남긴 기록만 놓고 보면 그렇다.
하지만 상황은 애매해졌다. 은퇴식을 한다면 두산에서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두산의 만류를 물리치고 시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무소속 상태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게다가 지난해 돌출발언으로 두산의 팀 분위기는 많은 악영향을 받았다. 헤어지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들은 "김동주의 은퇴소식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두산 측은 아직 김동주의 은퇴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단 고위수뇌부의 협의가 필요하고, 김동주의 의향도 알아봐야 한다. 시간을 두고 차분히 생각해 봐야겠다는 입장이다.
프로야구 발전을 생각한다면, 두산과 김동주 측은 그동안 응어리를 풀 필요가 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동주의 은퇴식을 두산에서 해 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양 측이 더 이상 대립해봐야, 야구 팬의 실망만 더 커질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묘한 문제다. 두산과 김동주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