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삼성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얻은 것은?

기사입력 2015-02-22 21:09



대결 성적에서 5승1패. 이쯤되면 맞수라 하기 힘들다.

하지만 여자 프로농구 삼성 블루밍스와 하나외환의 맞대결은 겉으로 나타난 성적과는 분명 다르다. 삼성이 올 시즌 6번의 대결에서 5승1패로 월등히 앞서 있지만, 두 팀은 만났다하면 늘 접전을 펼쳤다.

지난달 14일 열린 5차전에서 삼성이 10점차로 승리한 경우를 제외하곤 한자릿수 차 점수차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심지어 3차전에선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하나외환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나외환이 전신인 신세계부터 시작해 4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에이스 김정은이 건재하고 강이슬 신지현 등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에 뽑힌 선수들이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고 있는데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인 토마스가 제 몫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결코 만만한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FA로 영입한 정선화가 또 다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골밑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험 많은 선수가 적어 잘 버티다가 승부처에선 자주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또 다시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확실히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지난 시즌보다 팀 전력이 더 떨어졌다. 박정은의 은퇴 이후 지난 시즌 15년만에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명가팀의 이미지를 구겼던 삼성은 올 시즌은 일찌감치 3위 이상 입성에 실패했다. 주전 가드 이미선의 체력 문제가 더 도드라진데다 FA로 영입한 박하나를 제외하곤 나머지 선수들의 전체적인 스태츠가 모두 떨어졌다. 고아라 박태은 등 많은 기회를 주었던 선수들의 기량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하나외환처럼 젊은 팀과의 경기에서 승부처마다 이미선과 같은 노장들이 그나마 승리를 지켜주면서 맞대결 결과에선 우위를 점했지만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선 매번 힘든 승부를 펼친 것은 이처럼 양 팀의 기세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설날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1쿼터에서 20-18로 호각지세를 이뤘지만 2쿼터에선 확실히 하나외환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하나외환은 골밑에서 토마스가, 미들슛은 김정은이, 그리고 외곽포는 3점포 성공과 성공률 모두 1위를 달리는 강이슬과 김이슬을 앞세워 무려 23점을 보태며 전반에만 43득점, 남자팀에 버금갈 정도의 높은 스코어를 올렸다.

삼성이 3쿼터 시작하자마자 이미선을 기용, 배혜윤과 커리, 켈리 등 빅맨들을 활용한 골밑 공략에 치중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지만 이에 뒤질세라 하나외환은 김정은이 3쿼터에만 8득점을 몰아넣는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며 점수차가 좁혀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물론 하나외환에도 위기는 있었다. 4쿼터 종료 5분여를 앞두고 64-54로 앞서 있다가 고아라에게 골밑 돌파를 허용하고 이어 이미선에 3점포를 얻어맞으며 단숨에 5점차까지 쫓긴 것. 하지만 반격에서 백지은이 3점포를 꽂아넣으며 그대로 응수했고, 이어 삼성 박하나의 공격 실패 이후 아웃룩 패스에 이은 김정은의 골밑슛이 터지며 다시 10점차로 벌리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하나외환은 82대66의 낙승을 거두며 올 시즌 맞대결에서 가장 많은 점수차를 기록, 맞대결 성적을 2승5패로 조금 좁히며 기분좋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토마스는 슛 성공률이 무려 91%로 24득점, 김정은이 성공률 65%로 21득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내년 시즌 맞대결에서 하나외환은 삼성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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