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월요일 경기 폐지 검토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5-02-24 06:40


1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인천 전자랜드전. 사진제공=KBL

남자 프로농구의 월요일 경기가 다음 시즌에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연맹(KBL) 관계자는 23일 "10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에서 월요일 경기의 문제점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월요일 경기를 재고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KBL이 구단과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월요일 경기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KBL은 2014~2015 KCC 프로농구부터 리그 활성화를 위해 몇가지 변화를 줬는데, 이 중 하나가 월요일 경기 도입이다. 다른 주요 종목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을 파고든 일종의 틈새 공략이었다. 최근 몇 년 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의욕적인 시도였다.

이번 시즌부터 월요일에 1경기씩 편성했다. 빡빡한 주말 연속경기가 사라져 경기력 제고가 기대됐다.

월요일에 경기가 배정되면서 방송 중계 유치도 용이해졌다는 평가다. 리그의 연속성 측면도 고려했다. 일주일 내내 경기가 열려 꾸준한 노출이 가능해졌고, 리그에 대한 관심이 중단없이 이어졌다. KBL이 의도했던 성과가 일정 부분 나타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월요일 경기 편성으로 고정된 휴식일이 사라져 선수들이 컨디션 유지, 몸 관리가 힘들어졌다고 했다. 경기 일정이 불규칙해지면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 지방 구단 감독은 "경기와 경기 사이에 이틀이 빌 경우 이동일을 감안하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훈련도 효율적으로 할 수 없다. 사흘의 시간이 생길 때는 하루 휴식을 줄 수 있는데, 훈련 집중도가 크게 떨어진다. 몇 주 연속으로 제대로 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월요일 경기가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몇몇 지도자들은 불규칙한 경기일정, 휴식 부족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한다. 올해 유난히 부상 선수가 많았는데, 월요일 경기의 영향이라는 주장이다.


사실 시행 첫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면도 있다. 일부 지도자는 "주말 연전이 사라져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흥행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2월 22일 현재 경기당 평균관중이 3886명(248경기)이었는데, 월요일 경기 18게임의 평균관중은 2975명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월요일 경기가 주목도에서도 기대만큼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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