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전창진 감독 등록 유예, 자격심사 논란 야기

기사입력 2015-06-29 17:09


KBL 김영기 총재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KT 전창진 감독, 전 현직 선수의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가담 혐의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6.29/

김영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총재가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최근 불거진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표명했다.

또 현재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전창진 KGC 감독에 대해 등록 자격을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5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 조작 의혹으로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KBL의 이번 결정이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직 법적으로 유무죄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 감독의 등록을 유예하겠다는 점 또 기준 잣대 중 하나인 규약 제17조가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 등록 과정에서 자격 심의 논란

경찰은 전창진 감독이 지
KBL 김영기 총재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KT 전창진 감독, 전 현직 선수의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가담 혐의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6.29/
난 2~3월 종전 kt 사령탑으로 있을 때 치른 5경기에서 후보 선수를 기용해 승부를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사채업자에게 거금을 빌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5일 전창진 감독을 1차 소환 조사를 했다. 다음달 1일 2차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기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법 당국의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KBL 차원에서 전창진 감독의 자격을 심사하겠다고 발표해버렸다. KBL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전제를 깔았다. 경찰이 기소를 하고 검찰과 법원이 판단이 내리기까지 예상되는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KBL의 선수 및 코칭스태프 등록은 6월 30일까지다. KGC 구단은 고용계약이 돼 있는 전창진 감독을 정상적으로 KBL에 등록 신청을 할 계획이다. KBL은 선수 및 코칭스태프 공시 이전에 자격 심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김영기 총재는 전창진 감독의 경찰 수사가 진행된 후 KBL 자체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경기를 정밀 분석했고, KBL 규약과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KBL 규약 제17조 '최강의 선수 기용'

KBL은 전창진 감독의 등록 자격 여부를 재정위원회(이재선 위원장 포함 4명)를 소집(7월초)해 심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기 총재가 생각하는 규약은 세 가지다. 규약 105조(자격심사)에는 '감독 및 코치가 지도자로서 중대한 흠결이 있을 경우 재정위 심의를 거쳐 이사회에서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등록에 앞서 자격을 심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규약 70조(성실의무)는 '감독 코치는 KBL 및 구단의 명예를 선양하고 모든 경기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창진 감독이 이번 사건으로 KBL의 명예를 실추시킨 부분은 법적 판단이 내려져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척 조심스럽다.


그런데 논란이 예상되는 규약은 17조(최강의 선수 기용)다. 이 조항에는 '구단은 공식 경기에 임할 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여 최선의 경기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김영기 총재는 전창진 감독이 과연 논란이 된 경기에서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서 최선의 경기를 펼쳤는 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전창진 사건만 아니라 앞으로 불성실하다고 판단되는 경기에 이 규약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KBL의 움직임은 상당한 논란과 감독들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매경기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서 풀 타임을 소화하는 게 불가능하고, 또 팀 사정상 후보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는게 프로농구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김영기 총재는 농구팬의 의견을 적극 수렴에 불성실하다고 판단되는 경기에 이 규정을 적용해 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도자는 "KBL이 이 규정을 적용할 경우 감독의 재량권이 축소될 우려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KBL은 왜 이런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했을까.

경찰은 전창진 감독 사건 이외 별도로 전직 농구 선수 A씨가 전 소속팀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KBL 김영기 총재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KT 전창진 감독, 전 현직 선수의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가담 혐의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6.29/
을 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 뿐 아니라 유도 선수 등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L은 경찰이 처음 전창진 감독을 수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재발 방지를 위해 KBL 윤리강력을 제정하고 사회적 물의로 명예를 실추할 경우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 행정의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각 스포츠단체에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KBL은 더이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가 없었다. 올해부터 문체부는 각 스포츠 단체를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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