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KCC가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인천 전자랜드를 제압했다.
추승균 KCC 감독은 경기 전 기본을 강조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빼앗기며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KCC는 앞선 17경기까지 경기 당 리바운드가 34.6개로 7위다. 반면 상대에게는 36.9개를 허용했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2m21)이 버티고 있지만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 추 감독은 "박스아웃부터 신경 써야 한다. 그럼 오늘 경기 승산이 있다"고 했다.
유도훈 짧게 자른 머리, 허버트 힐 원맨쇼
하지만 전자랜드도 만만치 않았다. 스코어가 벌어지려고 하면 유도훈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유 감독은 전날 팀 훈련에 앞서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났다고 한다. 삭발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수장이 먼저 행동에 나섰다. 그 결과 느슨한 플레이는 없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처지는 전력에도 이를 악물고 달려 들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의 활약이 좋았다. 3쿼터까지 21점엣 9리바운드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하승진을 앞에 두고 던지는 2점슛은 정확했고, 협력 수비가 들어오면 재치있게 외곽으로 볼을 빼줬다. 드래프트 3순위로 영입한 안드레 스미스가 팀을 떠나고 정영삼마저 부상을 당한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모처럼 희망을 봤다. 힐은 하승진의 골밑슛도 두 차례나 블록슛하며 앞선 경기보다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언스포츠맨 파울 하나로 갈린 승부
양 팀은 경기 종료 5분50초를 남기도 69-69로 맞서는 등 팽팽한 싸움을 이어갔다. 그런데 4분22초를 남기고 전자랜드 정효근이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기록하며 경기 분위기가 KCC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정효근은 골밑 돌파를 시도하던 에밋을 파울로 끊는 과정에서 오른 팔로 상대의 몸을 감쌌다. 확실한 파울로 심판 콜을 이끌겠다는 의도였다. 한데 심판은 예상 외로 자유투 2개가 주어지는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선언했다. 에밋이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76-72. 이후 KCC는 분위기를 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전자랜드는 그대로 무너졌다.
인천삼산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