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변연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다.
변연하가 남은 경기에서 3점슛을 추가, 개인통산 3점슛 단독 1위에 올라선다면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3점슛 1000개 고지에 먼저 도달했던 박정은 코치가 있는 삼성생명과의 맞대결이었다.
확실히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많았다. 변연하가 대기록을 세우던 날, 경기 직전 박 코치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코트 안에서 (대기록 달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코치는 "자신감"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박 코치는 "코트 밖에서는 3점슛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의심 속에서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내 슛은 항상 들어간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슈터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 말처럼 쉽지 않은 부분이다.
슈터도 사람이다. 때문에 컨디션의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슈팅 컨디션이 난조를 보일 때, 당연히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트 밖 코칭스태프가 보는 시선은 다르다. 특히 상대팀의 경우 슈터가 아닌 선수에게는 3점슛을 다수 허용해도 별다른 충격이 없다. 상대팀 코치나 선수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중거리포가 위력적인 선수에게 3점슛을 얻어맞으면, 그 충격이 상당하다. 남자농구에서는 문태종 조성민 등이 그런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슈터는 자신의 슛에 자신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얼마나 3점슛을 넣느냐보다 얼마나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코치가 1000개의 3점슛을 적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경기가 끝났다. 변연하는 4쿼터 중반까지 단 하나의 3점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4쿼터 막판 거짓말처럼 1분 사이에 2개의 3점슛을 몰아넣으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변연하는 '코트 안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뭔가'라고 똑같이 물었다. 그러자 그녀 역시 잠시 고민한 끝에 "자신감이죠"라고 했다.
그녀는 "초반 실패를 해도 두려워하면 안된다. 항상 내 슛이 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슈터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물론 코트 밖에서는 그런 실력을 키워야 한다. 때문에 "엄청난 슛 연습을 해야한다. 그래야 코트에서도 자신감이 당연히 생긴다"고 했다.
여자농구의 두 레전드의 말은 기본적이지만,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이 실종된' 한국 남녀 농구판에서는 더욱 그렇다. 코트에서 자신감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자산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