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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라운드가 시작될 때만해도 전주 KCC 이지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KCC는 막판 12연승을 달려 모비스를 누르고 16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시즌 중반 리카르도 포웰을 전자랜드로 보내고 정통 센터인 허버트 힐을 데려온 것도 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에밋과 포웰의 활동 반경과 역할이 겹치자 KCC는 센터를 데려와 교통정리를 했다. 에밋은 포웰과 함께 뛸 때 28경기서 21득점을 했지만 이후 평균 30점 이상 득점하면서 팀의 기둥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힐은 하승진의 체력 관리에도 큰 역할을 했다. 2,3쿼터에 주로 힐이 뛰면서 하승진이 충분히 쉴 수 있었다. 하승진은 "이번 시즌 몸상태가 굉장히 좋다. 2,3쿼터에 힐이 잘 지켜줘서 체력안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컨디션과 체력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부상 위험도 줄었다. 경기에서 집중력있게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하승진은 포웰이 뛸 때 경기당 7.4득점을 했지만 힐과 함께 뛰면서 평균 10점을 넘게 올렸다. 추 감독도 "트레이드가 지금의 성적을 거두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하승진과 힐이 함께 뛸 때 골밑이 뻑뻑하게 돌아갈까 걱정했지만 힐이 2대2도 잘하는 등 겹치지 않아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형님같은 추 감독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일례가 전태풍이다. 추 감독은 "경기 중엔 전태풍에게 어떠한 주문도 하지 않는다. 경기 중에 뭔가 얘길 하면 그것만 생각하고 뛰는 선수라서 연습할 땐 여러 가지 주문을 하지만 경기중엔 잘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함께 뛰면서 그 선수의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부분. KCC를 떠난 뒤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전태풍은 KCC로 와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추 감독은 팀이 초반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준 전태풍을 MVP로 꼽았다.
추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에도 신경썼다.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의 강도를 높였다. 추 감독은 "감독이 되고보니 선수들이 자신의 몸무게에 맞지 않는 무게를 들더라. 가벼운 선수나 무거운 선수나 같은 무게를 들었다. 내 경험상 웨이트트레이닝을 잘 해야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생기는 것 같아서 선수에 맞게 프로그램을 주도록 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의 출전 시간 배분을 통해 시즌 중에서도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했다. 추 감독은 "우리팀은 교체 횟수가 꽤 많다. 경기 중에도 체력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시즌 중반까지도 중위권이었던 KCC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조직력을 키워 정규리그 우승이란 값진 열매를 잡았다.
안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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