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김승기 감독이 바라보는 문성곤-한희원

기사입력 2016-09-07 10:00


 사진=김 용 기자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돌아오는 시즌 안양 KGC의 농구를 보는 재미는 2년차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 선수가 어떻게 공존하는 지를 지켜보는 일이 될 수 있다. KGC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의 행운을 얻어 고려대 슈터 문성곤을 지명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를 보내는 대신, 전체 2순위였던 경희대 출신 슈터 한희원을 데려왔다. 이 선택으로 KGC는 3번(스몰포워드) 포지션 가장 전도유망한 선수 둘을 보유하게 됐다.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 KGC는 3번 포지션에 부동의 버팀목 양희종이 있고, 슛이라면 최고 수준인 전성현도 있다. 파이터 석종태도 무시할 수 없다. 1월에는 최현민이 상무에서 전역해 돌아온다. 아무리 이름값 있는 신예들이라지만 문성곤과 한희원은 일단 내부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오며 미묘한 경쟁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김승기 감독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스타일 자체부터 완전 다르다"고 평가했다. 먼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문성곤. 김 감독은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 가드진에 부상이 많아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포인트가드 수비를 맡게 했다. 그게 내 실수였다. 다시는 그렇게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곤은 생각이 굉장히 많은 스타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동시에 생각을 하다 소위 말하는 '멘붕'이 오는 유형이다. 김 감독은 "안그래도 프로 적응이 쉽지 않은 가운데 내가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었다"고 했다. 고려대 시절 팀 최고 슈터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서 통하려면 하체 밸런스를 더 잡아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냉정한 평가. 슛을 올라가는 과정 하체가 흔들리면 슛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수비에서 어떻게든 상대를 따라가려는 악착같은 모습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이제 막 김 감독의 농구에 적응하고 있는 한희원. 김 감독은 "한희원은 문성곤과 반대로 생각없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시작 전 곧바로 프로 무대에 합류해 시즌을 치러, 프로로서 본격적 비시즌 준비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여러 플레이에 대해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단, 한희원의 외곽 슈팅 능력만큼은 인정했다.

김 감독은 "일단 두 사람에게 특화된 역할을 주려 한다. 이를테면 문성곤은 수비, 한희원은 공격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시즌 54경기 중 두 사람이 활약해 3~4경기만 잡는 경기가 나와도 우리 팀에서는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3번 포지션 누가 주전이라고 정해진 건 없다. 시즌 개막 전까지 계속해서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관찰하겠다.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와사키(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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