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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선배들은 한 두 명 가볍게 제쳤다."
유재학 감독은 "예전보다 요즘 선수들의 운동 능력, 신체 조건만 놓고 보면 훨씬 좋다. 그런데 기술적인 부분은 선배들이 낫다"며 "드리블, 슈팅, 스텝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어 "현대 농구가 수비를 중요하게 여기고 수비 전술과 전략이 발전됐기 때문에 선수들의 공격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기가 전혀 잡혀 있지 않아 그 다음 단계를 가르칠 수가 없다"면서 "농구를 하는 인구가 적어 경쟁이 안 되고 시스템의 문제도 있다. 학교 지도자들이 승부에 집착해서 가르치다보니 많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김동광 위원은 허 재, 강동희, 이상민 등 한국 프로농구가 낳은 스타들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 세 명은 한 두 명 쉽게 제쳤다. 이어 상대가 도움 수비 들어왔을 때 공을 빼줘 찬스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몇 안 된다"고 했다. 또 "문경은 감독 같은 클러치 슈터도 나와야 한다. 예전에는 에어볼 자체가 안 나왔는데, 요즘에는 왕왕 접할 수 있다"며 "빅맨도 마찬가지다. 요즘 농구에서 수비를 등지고 툭툭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는 더는 통하지 않는데 다른 것을 가르쳐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개인의 열정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안을 없을까. 기술 실종 사태는 벌써 수년간 제기된 문제다. A급 선수들이 나이를 먹으면서부터는 갈수록 농구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광 위원은 "팀 훈련 외에 개인 훈련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했다. 그는 "안 되는 부분은 무한 반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된다"며 "나는 중학교 때 백드리블, 백패스 훈련을 많이 했다. 대학 졸업한 뒤 완전히 내 것이 돼 경기 중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돌아왔다. 아울러 "전지훈련을 가보면 큰 체육관에 코트가 5개 있는데 맨 끝 코트에서는 유소년을 가르친다. 기본기를 아주 재미있게 지도하더라"며 "우리도 유소년, 중학생들에게 즐기면서 농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미국에서 좋은 강사를 초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기술은 본인이 원해서 해야 자기 것이 된다. 어릴 때 즐기면서 습득한 것이 최고다"며 "그렇다고 언제 그 좋은 스킬을 써야하는지 모르면 아무 소용 없다. 자신의 기술을 언제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유 감독은 최근 트렌드가 된 스킬 트레이닝에 대해서도 "좋은 취지다. 다만 어렸을 때 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면서 "초중고 학교에서 기본기를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을 십분 이해한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안 되는 파리 목숨이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일한 프런트로 이 포럼에 참석한 SK 나이츠 장지탁 사무국장은 "2005년부터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2009년까지 그냥 배우는 수준이었다가 문경은 감독이 오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킬을 배웠다"며 "짧은 시간, 하루 이틀 배운다고 늘지는 않는다. 그러나 김선형이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