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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퇴장 변수' 신한은행, 잇몸의 힘으로 연패 탈출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12-26 21:41


사진제공=WKBL

[아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한다."

결전을 앞둔 정상일 인천 신한은행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2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아산 우리은행과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를 치렀다.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최근 4연패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직전에 치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74대96으로 완패했다. 새 외국인 선수 엘레나 스미스와의 호흡도 완벽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미스는 이제 막 팀에 합류했다. 정 감독은 "스미스와 국내 선수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경기 체력도 아직 부족하다. 선수 본인도 속상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베테랑 가드' 이경은마저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정 감독은 "팀에 부상 선수가 많다. 하지만 잘 이겨내보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쿼터 시작 5분 야투 성공률은 단 10%(1/10)였다. 신한은행은 작전 시간을 요청해 전열을 가다듬었지만, 우리은행의 분위기를 끊지 못했다.

물러서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2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아름 김단비 황미우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세는 3쿼터에도 계속됐다. 한채진과 김이슬의 연속 3점슛으로 37-36 역전에 성공했다. 변수가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 스미스가 5반칙 퇴장을 당한 것.

우리은행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르샨다 그레이가 차곡차곡 득점포를 가동하며 달아났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신한은행이 웃었다. 정 감독이 기대했던 '잇몸'의 활약이 빛났다. 한엄지가 3점슛 2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동생의 활약에 맏언니 한채진은 결승골로 화답했다.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36.9초를 남기고 한채진의 슛으로 64-63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을 64대63으로 잡고 활짝 웃었다. 이날 한엄지는 팀 내 최다인 15점-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김연희(6점) 김아름(5점)도 제 역할을 해내며 힘을 보탰다. 잇몸의 힘을 앞세운 신한은행이 활짝 웃었다.


경기 뒤 정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빠른 시간에 퇴장을 당했다. 변칙 작전을 썼다. 김단비가 수비를 잘 했다. 벤치 득점도 좋았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잘 버텨줬다"고 칭찬했다. 한엄지는 "구멍만 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뛴다. 내가 구멍이다. 언니들이 괜찮다고 자신있게 하라고 해준다. 위축될 때도 있는데 힘을 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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