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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한다."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최근 4연패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직전에 치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74대96으로 완패했다. 새 외국인 선수 엘레나 스미스와의 호흡도 완벽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미스는 이제 막 팀에 합류했다. 정 감독은 "스미스와 국내 선수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경기 체력도 아직 부족하다. 선수 본인도 속상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베테랑 가드' 이경은마저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정 감독은 "팀에 부상 선수가 많다. 하지만 잘 이겨내보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러서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2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아름 김단비 황미우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세는 3쿼터에도 계속됐다. 한채진과 김이슬의 연속 3점슛으로 37-36 역전에 성공했다. 변수가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 스미스가 5반칙 퇴장을 당한 것.
우리은행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르샨다 그레이가 차곡차곡 득점포를 가동하며 달아났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신한은행이 웃었다. 정 감독이 기대했던 '잇몸'의 활약이 빛났다. 한엄지가 3점슛 2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동생의 활약에 맏언니 한채진은 결승골로 화답했다.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36.9초를 남기고 한채진의 슛으로 64-63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을 64대63으로 잡고 활짝 웃었다. 이날 한엄지는 팀 내 최다인 15점-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김연희(6점) 김아름(5점)도 제 역할을 해내며 힘을 보탰다. 잇몸의 힘을 앞세운 신한은행이 활짝 웃었다.
경기 뒤 정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빠른 시간에 퇴장을 당했다. 변칙 작전을 썼다. 김단비가 수비를 잘 했다. 벤치 득점도 좋았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잘 버텨줬다"고 칭찬했다. 한엄지는 "구멍만 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뛴다. 내가 구멍이다. 언니들이 괜찮다고 자신있게 하라고 해준다. 위축될 때도 있는데 힘을 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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