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오래 뛰고 공헌하면 징계를 감면 받는 리그 KBL?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30 12:13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9-2020 프로농구 경기가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SK 전태풍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잠실학생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1.22/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래 뛰면 징계를 감면 받는 리그?

한국농구연맹(KBL)은 29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서울 SK 전태풍에 제재금 1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전태풍은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상대 천기범의 머리를 팔꿈치로 고의 가격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태풍이 29일 동영상을 통해 공개 사과를 해 여론이 조금은 누그르지는 듯 했지만, KBL의 솜방망이 처벌에 다시 여론이 불타오르고 있다. 역대 비슷한 사례들과 비교해봤을 때, 벌금 액수도 적고 출전 정지 징계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재정위원회 관계자라는 인물의 한 인터뷰에 있었다. 한 매체가 재정위원회 개최 후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출전 정지 처분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전태풍이 10년여 동안 KBL에 공헌했던 바와 더불어 그간 비신사적인 파울이 없었던 점을 감안해 제재금 조치만 취해졌다"는 재정위원회 관계자의 코멘트가 포함됐다.

그렇다면 KBL은 오래 뛴 베테랑 선수들은 똑같은 잘못을 해도 징계를 감면받는 리그라는 뜻일까. 그래서 비슷한 사례로 지목된 한희원(부산 KT)은 오래 공헌하지 못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일까. 만약 오랜 기간 코트의 모범생으로 인정받은 양동근(현대모비스)이 비슷한 반칙을 했다고 가정한다면, 양동근은 리그 공헌도가 더 크고 더 성실하게 플레이해왔기에 징계를 못하는 것일까.

이날 재정위원회에는 조승연 위원장이 개인 일정 문제로 참석하지 않았다. 나머지 4명의 재정위원이 참석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 재정위원에게 "그동안의 공헌도 때문에 출전 정지 징계가 빠진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런 얘기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전태풍이 오랜 기간 리그에 도움을 준 얘기는 나왔지만 그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재정위원은 "안그래도 최근 재정위원장께서 선수들의 비신사적 플레이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묻자는 말씀을 하셨었다"고 말하며 "전태풍 건에 대해서는 위원들 사이의 견해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출전 정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긴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래서 회의 시간이 길어졌다"고 답했다. 어떤 결론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건 개인 견해차가 있었다"는 말로 정확한 대답을 피해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