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하나은행전 26연승 이어가며 1위 추격

기사입력 2020-02-24 20:49


우리은행 박혜진이 2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하나은행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관중은 선수들을 춤추게 만든다!'

여자 프로농구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소화하고 있다. 정부가 23일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리기 전, 국내 실내 스포츠 가운데 가장 선제적인 조치였다. 남녀 프로배구도 25일부터, 그리고 국가대표 경기로 브레이크를 가졌던 남자 프로농구마저 이사회를 거쳐 빠르면 25일부터 무관중 경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실외 스포츠인 K리그마저 이번주 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할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여자농구가 이런 조치를 취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관계자들뿐 아니라 현장을 찾는 팬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 더불어 지역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체육관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대부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그를 치르기 위해선 관중들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BNK썸은 오는 29일 제2의 연고지인 진주 초전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치르려 했으나, 체육관을 당분간 폐쇄한다는 진주시의 요청으로 이를 포기했고 이어 3월 8일 또 다른 경남 연고지인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남자 프로농구 현대 모비스의 경기가 끝난 후 더블헤더 형식으로 역시 홈 경기를 가지려 했지만 무관중 관중 원칙에 따라 이를 실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 어쨌든 여러가지 의미에서 리그는 끝까지 치러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도 담겨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잦아들지 아무도 예단하기 힘든 작금의 현실에서 리그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3월 19일까지 리그를 소화한다고 해도, 바로 이어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어떻게 치러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남는다. 정부와 국민의 기대대로 2주 안에 확산세가 수그러든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포스트시즌마저 무관중으로 치러야할지 그리고 정규리그보다 훨씬 팬들과 함께 즐기는 성격의 잔치를 굳이 해야할지에 대한 회의감도 나올 수 있다.

24일 현재 리그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어 '봄 농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사령탑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이날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상황이 진정세에 접어들지 않을 경우 포스트시즌이라고 관중들을 입장시킬 수는 없으니, 그야말로 경기를 위한 경기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했고,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도 "아직 우리팀이 '봄 농구'를 확답할 상황은 아니어서 조심스럽지만, 부디 관중들과 함께 하는 포스트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일 무관중 첫 경기를 치렀는데, 우리 선수들이 영 어색해 하면서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라 관중들로부터 응원을 받아야 더 신나게 농구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우려는 이날 경기에서도 해소되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1쿼터에서 11-17로 그나마 버텼을 뿐 2쿼터에 우리은행에 27실점을 허용하는 동안 단 7득점에 불과하며 전반을 18-44로 마감, 사실상 승기를 뺏겼다. 26점차의 리드는 3쿼터 우리은행 선수들의 긴장감 해이에 이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3쿼터 7분 가까이 흐르는 사이 나윤정의 2점 필드골 하나에 그쳤다. 다만 하나은행도 그 사이 7득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떨어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박혜진 19득점, 그레이와 김소니아의 12득점씩을 앞세워 하나은행을 72대63으로 꺾으며 1위 KB스타즈에 반경기차로 다가섰다. 반면 4쿼터에 30득점을 몰아넣은 하나은행은 결국 전반전의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우리은행전 26연패의 수모를 이어갔다. 또 4위 신한은행에 반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어쨌든 승패를 떠나 두 팀 모두 기복이 큰 플레이로 차라리 관중이 없었던 것이 나았던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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