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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 감독의 큰 그림, 박지현 향한 이유 있는 채찍질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10-22 06:40


사진제공=WKBL

[용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팀은 물론, 한국 여자농구가 산다."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우리은행은 2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2020~2021 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79대64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우리은행(3승1패)은 단독 1위로 뛰어 올랐다.

승리의 중심에는 박지현의 활약이 있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박지현은 풀타임 소화하며 23점-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한 경기 개인 최다 기록. 박지현의 빛나는 기록지 뒤에는 위 감독의 끝없는 '채찍질'이 있었다. 위 감독은 경기 내내 박지현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집중력 유지를 강조했다. 박지현은 이날 위 감독의 '호출'을 수 십 번 들어야 했다.

경기 뒤 위 감독은 "박지현은 능력이 좋은 선수다. 피지컬도 좋다. 다만, 어린 선수라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고등학교 때는 가운데 서서 막는 것만 했다. 힘을 쓸 줄 모른다. 그래서 많이 다그치는 것이다. 고비를 넘겨봐야 해서 경기 때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다. 박지현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불렸다. 피지컬은 물론이고 농구 센스와 스피드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것은 당연한 수순. 박지현은 그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지현은 이날 경기를 포함, 올 시즌 4경기에서 평균 37분35초를 뛰며 17.5점-10.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박혜진의 빈자리를 열심히 채우고 있다. 위 감독은 "박혜진이 부상에서 빠진 상황에서는 박지현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만한 기량과 가능성이 있다. 박지현은 21~22세 때 27~28세 수준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박혜진이 없는 지금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사실 지금이 아니면 선수를 키울 수 없다. 성적을 내는 데 포커스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 감독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그는 "내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여자농구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박혜진 김단비(인천 신한은행) 배혜윤(삼성생명) 등이 30대를 넘었다. 박지수(청주 KB스타즈)와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박지현은 물론이고 허예은(KB스타즈) 등 박지수와 두 세 살 차이는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박지수가 26~27세 전성기를 누릴 쯤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 박지현이 27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다. 박지현이 성장해야 우리팀도 한국 여자농구도 산다"고 강조했다.


용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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