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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갑작스러운 강을준 감독의 타 팀 비판, 어떻게 봐야 할까.
문제는 강 감독이 공식석상에서 꺼내지 말아야 할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센터 제프 위디를 1옵션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이름값에 2m13 최장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컵대회에서 1경기를 뛰고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못올렸고, 복귀 후에도 매우 부진한 모습이다. DB전에서 11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첫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냉정하게 상대의 골밑이 너무 약한 반사 이익을 얻었다고 봐야했다.
실제 오리온은 A구단 B선수를 영입 대상으로 정하고 먼저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B선수 에이전트가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원해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그러자 A구단도 B선수에 접근을 했다. 선수 영입 시장에서 늘상 나올 수 있는 일. 문제는 오리온에 높은 몸값을 요구하던 B선수가 더 낮은 금액에 A구단행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오리온과 강 감독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A구단이 뒷돈을 약속했다고 의심할 수 있다.
A구단 역시 처음에는 B선수의 높은 몸값에 포기를 하려 했으나, 두 번째 외국인 선수인 C를 같은 에이전트가 보유한 선수 중 1명으로 데려오기로 하며 B의 몸값을 조금 낮출 수 있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KBL 구단이 두 사람에 쓸 수 있는 총액 70만달러의 수수료만 벌면 되기에, 각각 선수들의 몸값을 조정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위디를 선택했다. 심지어 A구단이 B선수를 영입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위디에 줬으니 더 화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협상력이 부족해 일어난 결과다. 또 선수 보는 눈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다.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 영입 당시 "위디는 각 구단들이 3~4번째 보험용 카드로 보던 선수였다. 수비는 좋지만 공격에서 큰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없다고 분류됐다. 오리온이 너무 급하게 결정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확실한 물증 없이 경쟁하는 타 팀을 비방하는 발언을 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자신들이 위디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꼴이 됐다. 위디가 개막전에 뛰지 못할 때 많은 관계자들이 "부상 외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오리온이 바랄 수 있는 건 위디가 갑작스럽게 골밑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는 것 뿐이다. 위디는 DB전 후 "몸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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