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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괜히 '통신더비'가 아니었다. 통신사 라이벌 부산 KT와 서울 SK가 예상 밖의 쫄깃한 승부를 펼쳤다. 승리의 행운은 SK에게 돌아갔지만 패자 KT도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반면 KT는 마커스 데릭슨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대체선수로 영입한 브랜든 브라운이 아직 조직력에 녹아들지 않은 상태로 6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여기에 문 감독이 "부상에선 회복했지만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걱정했던 최준용이 1쿼터에만 3점포 3개를 터뜨리는 등 제대로 터졌다, 결국 SK는 역전에 성공하며 1쿼터를 30-23으로 마쳤다.
이에 KT가 2쿼터 '멍군'을 불렀다. 1쿼터에서 부진 탈출 조짐을 보였던 허 훈이 워밍업을 마친 듯 본격적으로 게임 리딩에 나섰기 때문이다.
허 훈은 '택배패스'같은 현란한 볼 배급 솜씨로 경기를 주도했다. 여기에 브라운은 '내가 해결' 욕심을 자제하는 대신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는 과정에서 공간을 확보한 김현민 김영환 등 동료 선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이 덕분에 KT는 전반을 47-43으로 반격 역전에 성공한 채 마칠 수 있었다.
이쯤되면 명승부 요건을 갖췄다. 이후 후반은 흥미진진한 시소게임의 연속이 전개됐다. 3쿼터 한때 두 팀의 간판이자 신-구 포인트가드의 양대산맥인 허 훈과 김선형의 자존심 대결도 펼쳐졌다.
외곽포로 58-56 재역전 발판을 놓은 허 훈이 속공 플레이를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려나갔고, 스코어는 어느새 68-59가 됐다. 상대의 파울에 걸려 스텝이 꼬였을 때 막 던진 슛을 성공하는 등 절묘한 3점 플레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자 김선형이 곧바로 가로채기에 이은 단독 돌파로 추격골을 만드는 등 응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덕분에 SK는 점수 차를 다시 좁혔다.
4쿼터는 그야말로 피 말리는 승부. 초반 SK가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허 훈이 고감도 3점슛을 연달아 터뜨리며 찬물을 제대로 뿌렸다.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종료 30초를 남기고 89-89까지 이어졌다.
각각 마지막 기회. 결국 희비는 두 간판 가드에게서 엇갈렸다. 허 훈이 종료 16.3초 전 자유투를 2개를 얻었지만 1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김선형은 과감한 돌파에 이은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하면서 찌릿한 역전 승리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선형은 '위닝샷'에 대해 "내가 파고들때 딱 좋아하는 코스였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전주 KCC는 현대모비스를 90대80으로 따돌리며 3연승, SK와 공동 2위(8승4패)를 유지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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