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돌아온 '고양의 수호신'이 끝내 웃지 못했다.
이승현의 공백은 컸다. 단순히 골밑 존재감이 빠진 것이 아니다. 그에게서 파생된 공격 루트마저 잃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승현은 강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 출전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감독의 내답은 '노'였다. 이승현이라는 선수, 더 나아가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를 위해 출전 불가를 통보했다.
변화가 있었다. 이승현이 예상을 깨고 빠르게 회복한 것. 강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이승현의 부상 부위가 붓거나 아프지 않다고 한다. 본인도 회복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고 하고, 의무팀에서도 놀랄 정도다. 이승현이 2차전부터 뛰려고 하는 걸 못 뛰게 했다. 3차전에도 출전해도 상관이 없다는 상태라는 걸 의무팀으로부터 들었으나 보호 차원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이승현에게 '의욕만 갖고 뛰는 건 반대다. 정말 정상이라면 (출전하려는)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얘기했다. 욕심내지 말고, 아플 때 말고 숨만 차도 사인을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기 감각이었다. 이승현은 지난 4일 이후 열흘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 경기 체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슛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다. 전반 10분58초 동안 2점슛 세 차례, 3점슛 두 차례 시도해 단 3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후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승현은 3쿼터에도 단 2점에 그쳤다. 연달아 오픈 찬스가 났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슛 밸런스가 깨진 이승현.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자리를 채워줄 선수는 없었다. 오리온은 4차전마저 내주며 정상을 향한 도전을 마감했다. 이날 이승현은 23분55초 동안 9점-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편, 경기 뒤 모트리는 이승현에 대해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100%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리온의 중심이 되는 선수다. 팀 분위기를 올리는 것에는 기여를 한 것 같다. 우리 팀은 부상에서 막 돌아온 이승현을 상대로 플레이를 해야했다. 큰 영향을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돌아봤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