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고양 오리온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하지만 이기고도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LG가 잘했다기 보다, 오리온이 너무 못해 승패가 갈린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 전 예상은 오리온이 우세할 것으로 보였다. 오리온은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나 95대67 대승을 거뒀다. 기존 이승현, 이대성에 센터 이종현과 신인 이정현까지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승현과 이종현이 있는 토종 센터진은 김준일이 빠진 LG를 압도할 만 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2쿼터부터 라둘리차 대신 머피 할로웨이를 투입했다. 할로웨이는 힘은 좋지만 포워드로 마레이의 골밑 공격을 막기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골밑은 마레이 세상이 됐다. 거의 강제로 '더블더블'을 당했다.
오리온은 이날 외국인 선수들 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현과 한호빈만 각각 14득점, 11득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침묵했다. 이대성 무득점, 이정현 3득점에 그쳤다. 전반을 9점 밀리고, 3쿼터 한 때 5점차까지 추격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에게 투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LG도 반성이 필요했다. 이날 인상적이었던 건 2쿼터. 선수들이 자신있게 공격에 나섰다. 박정현은 이전과 다르게 과감한 돌파와 피벗 플레이로 이승현, 이종현과 맞서싸웠다. 이광진은 노마크 찬스에서 주저하다 혼난 뒤, 야생마처럼 속공을 뛰고 3점슛을 날렸다. 그러자 LG의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하지만 3쿼터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마레이에 공을 투입하고 모두 지켜보기만 하는 이전의 LG 농구로 돌아가버렸다. 그러니 경기가 어렵게 풀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건 오리온이 이날 LG보다 더 형편 없는 농구를 했다는 것이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