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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했던 오리온의 경기력, 강제로 승리 당한 LG의 운좋은 날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1-10-25 20:45


사진제공=KBL

[창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고양 오리온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 정도면 강제로 '승리를 당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형편 없는 경기 속 창원 LG가 고양 오리온을 물리치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LG는 2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오리온과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30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한 외국인 센터 아셈 마레이를 앞세워 73대66으로 승리했다. 개막 후 1승5패에 그치며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LG는 이날 승리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기고도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LG가 잘했다기 보다, 오리온이 너무 못해 승패가 갈린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 전 예상은 오리온이 우세할 것으로 보였다. 오리온은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나 95대67 대승을 거뒀다. 기존 이승현, 이대성에 센터 이종현과 신인 이정현까지 좋은 경기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승현과 이종현이 있는 토종 센터진은 김준일이 빠진 LG를 압도할 만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변수가 있었다. 오리온이 '특급 외국인 선수'라고 야심차게 영입한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였다. 개막부터 의욕 없는 플레이로 질타를 받은 라둘리차.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LG의 우직한 센터 마레이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힘을 내지 못했다. 마레이가 힘싸움을 통해 골밑으로 들어오면, 뒷걸음질 치며 사실상 문을 열어주다시피 했다. 그 덕에 마레이는 1쿼터부터 11득점을 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2쿼터부터 라둘리차 대신 머피 할로웨이를 투입했다. 할로웨이는 힘은 좋지만 포워드로 마레이의 골밑 공격을 막기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골밑은 마레이 세상이 됐다. 거의 강제로 '더블더블'을 당했다.

오리온은 이날 외국인 선수들 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현과 한호빈만 각각 14득점, 11득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침묵했다. 이대성 무득점, 이정현 3득점에 그쳤다. 전반을 9점 밀리고, 3쿼터 한 때 5점차까지 추격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에게 투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LG도 반성이 필요했다. 이날 인상적이었던 건 2쿼터. 선수들이 자신있게 공격에 나섰다. 박정현은 이전과 다르게 과감한 돌파와 피벗 플레이로 이승현, 이종현과 맞서싸웠다. 이광진은 노마크 찬스에서 주저하다 혼난 뒤, 야생마처럼 속공을 뛰고 3점슛을 날렸다. 그러자 LG의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하지만 3쿼터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마레이에 공을 투입하고 모두 지켜보기만 하는 이전의 LG 농구로 돌아가버렸다. 그러니 경기가 어렵게 풀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건 오리온이 이날 LG보다 더 형편 없는 농구를 했다는 것이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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