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스타즈가 16일 정규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을 76대60으로 대파하고 우승 매직넘버를 '2'로 더 줄이게 됐다.
이 가운데 더 흥미를 모으는 경쟁은 당연히 4위 싸움이다. 예년과 달리 지난 시즌부터 정규리그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자격을 부여했는데, 2년 연속 제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 시즌에는 4위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에서 1위 우리은행을,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KB스타즈를 차례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챔프전 우승이란 '언더독의 반란'을 완성시켰다. 이어 올해는 KB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2위권과 4위권의 승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더 재밌는 점은 4위 싸움이 '사제 대결'이란 것이다. 박정은 BNK 감독은 삼성생명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프랜차이즈 스타인데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코치를 지내며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친정팀을 반드시 제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겠지만,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맞대결 성적은 2승2패로 호각지세다. 초반 2경기는 삼성생명이 가져갔지만, 후반 2경기는 기세가 오르기 시작한 BNK가 승리했다. 17일 열리는 시즌 5번째 맞대결이 무척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간절함 면에서도 BNK가 더 앞선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 강한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처음으로 사령탑을 맡은 박 감독의 의욕도 상당하다.
반면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예상치 못한 챔프전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안았기에 감흥은 좀 덜한 것이 사실이다. 임 감독 역시 "4위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보다는 경험이 적은 우리 선수들의 성장이 더 중요하다. 넓은 의미에서 '리빌딩'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큰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의 '허허실실'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큰 부담감을 지우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하게 하면서도, 경기 중에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일일이 작전 지시를 하며 디테일을 챙기는 부분에서 잘 나타난다. 선수를 성장시키는데 최고의 경험은 체력과 정신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이다.
17일 대결에 이어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 예선으로 한 달여의 휴식기를 가진 후 두 팀은 3월 17일 시즌 최종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