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베이=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가 귀중한 실전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끝에 제42회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를 최종 3위(6승2패)로 마감했다.
지난 8일간 7경기, 특히 14일부터 19일까지 6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KGC의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났다. 특히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선수 듀본 맥스웰은 전날 대만B팀 전 이후 허리 통증이 생겨 아예 경기 전 연습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대회 초중반 잔부상을 입은 최성욱과 배병준, 그리고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된 이종현 등은 몸상태 회복에 주력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상식 감독과 KGC 선수들의 투지만큼은 뜨거웠다. 김 감독은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이우정과 장태빈 김철욱, 김상규 등을 적극활용하며 대만 A대표팀을 상대했다. 1쿼터 선발로는 박지훈과 고찬혁 정준원 김경원 그리고 그나마 몸 상태가 맥스웰 보다는 약간 나은 브라이언 그리핀이 나왔다. 하지만 그리핀도 1쿼터 3분 30초만에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인을 먼저 보내 벤치로 물러나버렸다. KGC는 국내 선수만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
하지만 대만 A대표팀이 2m10의 외국인 출신 센터 아티노 윌리엄 조셉으로 외국선수가 없는 한국의 약점을 공략하며 점수차가 벌어졌다. 다행히 종료 직전 김상규의 버저비터 3점슛이 터지며 1쿼터는 18-22로 마무리됐다.
2쿼터 초반 분위기는 대만 A대표팀이 주도했다. 집요하게 조셉의 포스트업을 앞세운 끝에 2분 만에 28-18로 10점차 리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KGC는 동요하지 않았다. 7분29초 김상규의 3점슛이 터졌고, 고찬혁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고찬혁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김경원의 골밑슛이 연달아 터지며 격차를 줄여나갔다. 급기야 3분49초를 남기고 왼쪽 코너에서 고찬혁의 3점슛이 깔끔하게 림을 통과하며 32-34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투입된 장태빈과 조은후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연이은 턴오버 등을 범하면서 주도권이 급격하게 대만 쪽으로 넘어갔다. 김 감독은 뚝심있게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팽팽한 경기를 풀어가기에는 아직 모자란 점이 있었다. 대만은 2m5의 층시앙춘과 조셉의 트윈타워를 앞세웠고, KGC의 턴오버를 차곡차곡 속공 득점으로 이어가며 점수를 쌓았다. 결국 전반은 36-50으로 끝이 났다.
|
그래도 김 감독과 뚝심 있게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승부보다는 이번대회 참가 본연의 목적인 '다양성의 실험과 실전 훈련'을 위한 경기 운용이었다. 앞선 7경기에 한 번도 나오지 못했던 포워드 유진, 그리고 경험이 더 필요한 가드 이우정과 조은후, 장태빈이 4쿼터를 맡았다. 비록 졌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귀중한 수확이었다.
타이베이(대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