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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포용!' 정관장에 상처줬던 아반도, 전격복귀 속사정은?...아반도 '뒤늦은 현타', 정관장 '감정보다 객관화'

기사입력 2025-08-07 06:02


'배신? 포용!' 정관장에 상처줬던 아반도, 전격복귀 속사정은?...아반…
2023~2024시즌 안양 정관장에서 활약하던 시절 아반도. 사진제공=KBL



'배신? 포용!' 정관장에 상처줬던 아반도, 전격복귀 속사정은?...아반…
2023~2024시즌 안양 정관장에서 활약하던 시절 아반도가 팬 사인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렌즈 아반도(27·필리핀)는 애증의 선수다. 2022~2023시즌 정관장을 통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그는 키 1m86의 슈팅가드인 데도, 탁월한 운동 능력으로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등 '필리핀 열풍'을 선도했다. 당시 샐러리캡 기준으로 아시아쿼터 최고 보수(16만달러·약 2억2000만원)는 당연한 대우였다.

하지만 그는 두 시즌을 보낸 뒤 '배신자'가 됐다. 일본 등 해외 진출을 하겠다며 정관장과의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원 소속팀과 1년, 타 구단과는 3년간 계약할 수 없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한국농구연맹(KBL)은 아시아쿼터 보수 한도를 2024~2025시즌 19만5000달러, 2025~2026시즌 23만5000달러로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아반도의 욕구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 정관장이 최고액을 제시했음에도 아반도가 구단에서 수용할 수 없는 '+α'를 요구하는 바람에 재계약은 결렬됐다. 당시 아반도는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니까 주변에서 '일본에 가면 훨씬 더 벌 수 있다. 정 안되면 필리핀 리그에 남아 광고를 찍어도 한국보다 낫다'고 부추긴 말을 더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드와이트 라모스(홋카이도) 등 필리핀 국가대표 동료들이 연봉 25만~30만달러를 받고 있었으니 아반도의 귀가 얇아질 만도 했다.


'배신? 포용!' 정관장에 상처줬던 아반도, 전격복귀 속사정은?...아반…
2023~2024시즌 안양 정관장에서 활약하던 시절 아반도. 사진제공=KBL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반도는 이후 일본 진출에 실패했고, 사실상 '저니맨' 신세가 됐다. 그동안 아반도는 정해진 소속팀이 없어 공식 커리어 기록은 없지만 중동 리그에서 프리랜서처럼 연합팀을 꾸려 '알바' 형식으로 경기에 출전해왔다. 당연히 '돈벌이'도 시원치 않았다. 그렇게 상처만 주고 떠난 아반도를 정관장이 이번에 다시 받아들인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정관장으로서는 속으로 괘씸했던 감정에 앞서 냉철한 객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현실을 직시한 아반도가 정관장에 복귀를 타진한 것은 1년 전부터다. 그때만 해도 정관장은 사실, 틈을 주지 않았다. 하비 고메즈를 대체 자원으로 찾았기도 하거니와 "돈을 좇아 구단을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아쉬우니까 손을 내미는가"라는 서운함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도 했다.

징계 규정상 아반도는 1년 뒤 복귀 가능한 정관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칼자루'가 정관장의 손에 놓이는 상황으로 역전된 셈이었다. 그동안 정관장은 아반도의 연락을 차단하지는 않았지만 계속된 복귀 타진을 거절했다. 아반도가 얼마나 반성했는지, 진정성있게 간절해졌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팀 포지션 구성상 아반도가 당장 필요하지 않기도 했다.


'배신? 포용!' 정관장에 상처줬던 아반도, 전격복귀 속사정은?...아반…
2023~2024시즌 안양 정관장에서 활약하던 시절 아반도. 사진제공=KBL
그러던 중 정관장에도 '현실 직시'를 해야 할 계기가 찾아왔다. 고메즈가 무단 이탈로 1년 자격정지를 받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가운데 대체 선수를 찾았지만 쓸 만한 자원은 이미 계약한 상태였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슈터 전성현을 영입하면서 아반도 스타일의 선수가 필요했다.

정관장은 계속되어 온 아반도의 '구조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성기 단장은 "팀을 생각하니, 제가 먼저 스스로 '감정'을 내려놓아야 했다. 팀 사정을 냉정하게 객관화했을 때 아반도만큼 검증된 아시아쿼터를 잡기는 어려웠다"면서 "아반도와 '묵은 감정 다 털고 다시 해보자'고 얘기하면서 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아반도는 고메즈의 연봉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여 19만5000달러(약 2억7000만원)를 받기로 했다. 최고액 한도가 26만달러(약 3억6000만원·이상 에이전트 수수료 포함)인 점을 감안하면 아반도의 '눈높이'도 크게 낮아진 셈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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