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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인생3막'…'IT키즈카페' 유망기업 임원으로 변신, 콘텐츠 한류 선도

기사입력 2025-08-13 06:01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 사진제공=언리얼컴퍼니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 사진제공=언리얼컴퍼니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평생 콘텐츠와 함께할 운명인가봅니다."

그의 멈출 줄 모르는 '콘텐츠 사랑' 앞에서 '쉼'이란 사치에 불과했다. 한국 여자프로농구 행정을 책임졌던 김용두 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무총장(65) 이야기다.

스타 PD에서 농구 행정가, 이제는 K-콘텐츠 전도사로…. 그의 '인생 3막'이 관심을 모은다. 김 전 총장은 방송국 유명 PD 출신이다. KBS 공채 14기로 입사한 그는 KBS의 대표적인 다큐프로그램 '인간극장'을 론칭한 주역이다. '인간극장'은 12일 현재 4678회를 맞는 등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인간극장' 외에도 '현장르포 제3지대', '수요기획' 등 다큐 전문 PD로 일했던 김 전 총장은 KBS 편성기획팀장, 콘텐츠 사업부장을 거쳐 협력제작국장으로 일하다가 2019년 2월 WKBL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정년 퇴직 15개월 앞두고 남들 부러워 하는 평생 직장을 그만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당시 이병완 총재의 간곡한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정작 그를 농구판으로 이끈 것은 '다른 세계의 콘텐츠'를 다루고 싶은 도전정신이었다.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WKBL 김용두 사무총장(맨 오른쪽)이 2019~2022 시즌 여자프로농구 방송중계권 체결 협약식 당시 이병완 총재(오른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 사진제공=언리얼컴퍼니
그런 그의 '인생 2막'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1월까지 6년간 WKBL 행정을 책임지면서 "프로스포츠를 단순한 승부 경쟁, 볼거리 대상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콘텐츠 상품이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현장을 뛰어다녔다. '상품' 진열을 위한 그의 대표적인 공로가 WKBL 리그 중계를 KBSN 스포츠에서 IB SPORTS, MBC 스포츠플러스 등 다양한 채널로 확산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총장은 수도권 광역교육청을 찾아다니며 협약을 이끌어내 '학교스포츠클럽'을 대폭 확대시키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은퇴 선수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농구자원의 터전을 마련하는데 최적의 사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청소년·어른들만 즐겨왔던 콘텐츠를 어린이도 쉽게 접하게 하면 상품 가치도 오른다"는 게 당시 김 전 총장의 설명이었다.

그랬던 그의 '콘텐츠 인생' 3막은 '언리얼컴퍼니'라는 유망 IT기업에서 새로 열리고 있다. '언리얼컴퍼니'는 권충도 대표(40)를 비롯, 서울대 공대 출신 우수 인재들이 모여서 만든 콘텐츠 회사다. 젊은층 사이에서 잘 알려진 방탈출 게임 '셜록홈즈'를 개발한 '언리얼컴퍼니'는 지난 2022년 국내 처음으로 교육형 어린이 방탈출 브랜드 '키즈인더룸'을 내놨다.


'키즈인더룸'은 자체 개발한 IoT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방탈출 게임 개념에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놀이터다. 퀴즈를 통해 두뇌 개발·학습 효과를 누리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다는 획기적인 놀이 개념이 먹혀들면서 학부모들의 호응을 등에 업고 급성장하고 있다.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 사진제공=언리얼컴퍼니

'스타PD→농구행정가→K-콘텐츠 전도사.' 김용두 전 WKBL 사무총장의…
싱가포르에 개장한 '키즈인더룸'. 사진제공=언리얼컴퍼니
국내에서는 본사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가맹점을 열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최근 싱가포르에 해외 매장을 열었다가 대성공을 거뒀다. 싱가포르 현지 매장 인근 5개 학교의 학습시설 활용 요청이 들어왔고 2000여명의 학생이 참가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키즈 교육+놀이'를 한 번에 충족할 수 있는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 기술이 동남아에서는 놀라운 '신세계'로 다가갔던 셈이다.

김 전 총장은 WKBL에서 퇴직하자마자 '언리얼컴퍼니'에 스카우트돼 홍보임원(CCO)으로 일하고 있다. 이 회사의 권충도 대표가 2년 반 동안 매달린 끝에 성공한 영입이다. 권 대표는 우연히 지인 소개로 김 전 총장을 알게 된 뒤 '김용두 바라기'가 됐다고 한다. 연구만 해 온 '공학자'에겐 김 전 총장의 콘텐츠 감각, 인문학적 혜안이 절실했던 모양이다. 김 전 총장에게 '회장' 직함을 선뜻 내어주고 모셔갔을 정도다. 김 전 총장은 "회장님은 무슨…, 별로 하는 일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권 대표가 사업 관련 중요 결정을 할 때마다 '어른' 김 전 총장은 든든한 말동무가 되어 주고 있다.

김 전 총장은 "방송, 스포츠에 이어 IT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 두렵기는 했다. 하지만 모습만 다를 뿐 '콘텐츠'는 같지 않은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면서 "콘텐츠 한류를 선도할 수 있는 미래 사업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인생 3막'을 노래했다. 평생 남의 인생을 통해 '인간극장'을 제작했던 그가 이제는 '인간극장'의 주인공이 되는 모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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