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창원 LG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공동 1위에 복귀했다.
LG는 2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 81대7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4연승을 기록하며 7승2패, 공동 1위로 다시 올라섰고, 연승에 실패한 KCC는 6승3패, 수원 KT와 공동 3위가 됐다.
"잘 만났다." 이날 두 팀은 경기 시작 전부터 서로 이렇게 외쳤다. 정규리그 1라운드 마지막 9번째 경기이자 시즌 첫 맞대결로 만났는데, 서로 밟고가야 할 이유가 차고도 넘쳤기 때문이다.
1위 도약의 기회는 똑같았다. 6승2패, 공동 2위에서 만난 까닭에 승리할 경우 안양 정관장과 공동 1위로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감할 수 있다. 여기에 3연승 중인 디펜딩챔피언 LG는 올 시즌 현재까지 리그 최다인 4연승 그룹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정관장과 KCC가 4연승 기록 보유팀이다.
방문 팀 KCC는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LG를 보면 유독 '전의'가 불타올랐다. 지난 시즌 LG와의 맞대결에서 6전 전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등 2023~2024시즌 포함, 7연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 KCC는 '부상 이슈'로 인해 디펜딩챔피언에서 정규 9위로 추락했다지만 상대 9개 팀 가운데 LG와의 맞대결에서만 전패를 했다는 건 우승 후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대목이었다.
그러잖아도 지난 시즌 챔피언(LG)과 올 시즌 유력한 챔피언 후보(KCC)의 첫 충돌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동상이몽'의 필승 이유가 더해지면서 농구판 '낙동강 더비'의 열기는 경기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달아오른 열기는 코트에서도 그대로 전해져 경기 초반부터 서로 강력한 수비로 불꽃을 튀기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 흐름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쿼터 종료 7분19초 전, LG 아셈 마레이의 '다혈질 이슈'가 표면화되면서다. 골밑에서 KCC 숀 롱과 박스아웃 경쟁을 하던 마레이가 푸시파울을 했다. 마레이가 발끈했고, '코치챌린지'를 신청했지만 정심 판정이었다. 안그래도 초반부터 판정에 특유의 다혈질 기질을 드러내왔던 마레이가 흥분하자 LG 벤치는 '2옵션' 마이클 에릭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마레이의 파울로 팀파울에 걸린 LG는 위축됐고, KCC가 바짝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허웅이 팀파울 자유투로 4점을 추가한 데 이어, 숀 롱이 마레이가 빠진 상황에서 3점슛까지 폭발시키며 23-13,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KCC는 2쿼터 드완 에르난데스의 깜짝 활약까지 등에 업고 기선을 빼앗긴 채 공격 난조를 보인 LG를 계속 압박했다. 허웅과 송교창의 3점포까지 더한 KCC는 종료 4분9초 전, 39-22까지 달아났다. 여기서 끝나면 열전이 아니다. LG는 유기상의 활약 등을 앞세워 맹렬한 추격에 나서 7점 차(34-41)로 좁히는 데 성공하며 전반을 마쳤다. 그렇게 특유의 압박수비를 회복한 LG는 4쿼터 중반 첫 역전에 성공, 6점 차까지 달아나며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LG는 칼 타마요의 능란함을 앞세워 짜릿한 역전극과 1라운드의 대미를 장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