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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러 갔다 숙제를 받아왔다. "'멜로의 여왕', '액션의 여왕'과 같은 수식어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으냐?"고 하자 하나 지어달란다. "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며 큰 눈을 더 크게 떴다. 동화와 같은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진 여자, '동화 미녀' 이나영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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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은 없어요. 안 할 건 아니지만, 지금 제 머릿속에 (결혼이) 들어와 있진 않아요. 사실 제 주위에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같이 이야기를 나눌 때 결혼에 대한 주제가 잘 안 나와요. 그러다 보니 고민거리로 의식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나영의 머릿속에 결혼 대신 들어가 있는 건 연기였다. 그녀의 생활 패턴은 배우로서의 삶에 맞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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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은 '4차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묘한 분위기의 외모와 이미지 때문일 터. 하지만 이나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죠"라며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저한테는 '쟤는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딱 박혀있는 것 같아요. 예쁘게만 하고 다니고 '저래야 해'라는 게 있는데 그걸 자꾸 안 하고 비껴가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사실 요즘은 개개인이 개성을 강하게 표현하는 시대잖아요. 다들 머릿속으로 바라는 것들이 있고요. 누군들 4차원이 아니겠어요?"
실제 만나본 이나영은 4차원이라기보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말에 본인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곰곰이 생각한 뒤 대답하고, 말을 곱씹어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나영은 스스로를 "사람을 어려워하고 낯을 가리지만, 결국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나영에 대한 새로운 사실 한 가지 더. 예쁜 척 하는 걸 못한단다. 'CF퀸'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사진을 찍고 광고를 찍는 건 익숙하지 않아요. 예쁜 척을 해야 하잖아요. 너무 쑥스러워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리고 있으라고 할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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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하울링'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늑대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여형사 역을 맡았다. '하울링'은 이나영의 영화다. 영화는 여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간다. '조연' 송강호의 역할은 한정적이다. 이나영으로선 다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는 상황.
"부담이라면 부담이지만 선배님이 있어서 제 극 중 캐릭터인 은영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이끌어주셨어요. 조언도 해주시고 위로와 격려도 해주시고요. 영화 촬영이 끝난 지금도 항상 전화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이번 영화에선 모든 걸 비우고 던졌다"는 이나영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기본기를 비롯해서 많이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그리고 '하울링'은 관객들이 흔히 생각하는 센 스릴러 장르의 수사물은 아니거든요. 감성적인 면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 여성 캐릭터의 폭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