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분장의 계보 중 손현주가 으뜸이다!" 6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나온 배우 최원영의 생생한 '폭로'다. 이날 최원영은 드라마에서 거지 역할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위해 손현주에게 조언을 구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MC들을 폭소케 했다. 자료 화면으로 최원영의 거지 분장은 물론 손현주의 거지 분장까지 등장해 손현주가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라디오스타' 출연진의 입담이 하루 종일 화제로 오르내린 7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악의 연대기'로 인터뷰를 가진 손현주는 '라디오스타' 방송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쑥스러운 듯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단막극에서 노숙자를 연기한 적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손현주는 "노숙자들에겐 안 씻기는 때가 있는데, 이를 표현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 연극할 때 배우들이 직접 분장을 한다. 나도 연극하면서 익힌 방법"이라며 거지 연기의 '특급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는 "우선 신문지를 태운 재를 물에 잘 개어서 몸에 바른다. 그 반죽이 굳으면서 피부에 얼룩덜룩한 때가 남는다.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으면 풀밭의 흙을 가져다 그 위에 덧바르면 된다"고 말했다. '거지 분장'이 눈 앞에 보이는 듯 실감나는 설명에 인터뷰 테이블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손현주는 최원영이 소개한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보탰다. 그는 "한번은 최원영이 전화를 해서는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하더라. '네가 나에게 연기에 대해 물어볼 게 뭐 있겠냐'고 답하니 '거지는 어떻게 연기하냐'고 해서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그래서 노숙자 분들의 복장과 분장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조금 덥더라도 여름에도 긴 옷을 입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가볍게 여담으로 꺼낸 이야기만 '명배우'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연기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화였다.
손현주는 영화 '악의 연대기'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해 드라마 '쓰리데이즈'를 마친 뒤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던 그는 회복 중에도 '악의 연대기' 촬영에 매진했다. 그는 "원래 지난해 5월에 촬영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나로 인해 한 달여 늦어졌다. 나를 기다려준 동료배우 마동석, 최다니엘, 박서준, 백운학 감독, 스태프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최고의 순간에 사람을 죽인 최반장(손현주)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 영화다. 영화 '큐브'의 백운학 감독이 12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14일 개봉.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