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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벌'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작품답게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주제의식을 대중적으로 녹여내는 방식은 충분히 대중적이다. 이해영 감독도 "30년대이니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그 상상력의 범주 안에서 만들었다"며 "상업적인 영화로 만들었다. 관객들이 편하게 보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해영 감독의 미장센, 특히 컬러감은 독보적이다. 두드러지게 자주 등장하는 붉은 꽃, 엔틱한 느낌과 함께 명확하게 대비되는 경성학교 내의 음울한 분위기, 그리고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변해가는 의상 컬러까지 이해영 감독의 강점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미스터리를 힘차게 끌고 가지 못하고 뒷심이 부족한 것은 조금 아쉽다. 중반까지 끌고가던 미스터리의 힘이 약해지면서 관객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심지어 장르를 미스터리 호러보다 슈퍼히어로물로 정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