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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일간의 세계 여행을 떠난 어느 꿈 많은 부부의 여행 에세이 '함께, 다시, 유럽'이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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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하는 여자와 사진 찍는 남자가 결혼했다. 그들은 집과 예단과 혼수 대신 414일간의 세계 여행을 떠났고, 다시 돌아온 일상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즐거웠던 여행의 기억을 더듬으며 행복해했다. 그러다 책을 쓰기로 했다. 우선은 가장 의미가 있었던 유럽 여행부터 시작.
이들이 들려주는, 다시 찾았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보석 같은 여행지들은 사랑하는 누군가와 언젠가 꼭 한번 같이 가고 싶은 여행 본능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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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할 때만 해도 1년을 계획했던 그들의 여행이 약 두 달 정도 더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 덕분이었다. 부부 모두가 좋아하는 각종 문화비는 확실히 쓰되, 식비와 숙박비는 철저히 아껴서 하루라도 더 머무는 게 목표였던 것. 유럽을 여행할 때도 곳곳을 렌터카로 이동하면서 절반 이상을 캠핑장이나 차에서 숙박하며 비용을 아꼈다.
하지만 점차 이들은 길 위의 매력에 완전히 중독되었다. 하루하루 숙소를 찾아 헤매기보단 발길 멈추는 곳에 그대로 잠시 머무는 낭만을 놓칠 수가 없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멋진 풍경을 만나면 어느새 차는 아늑한 집으로 변신했고, 차숙한 다음날의 풍경은 그 어떤 불편함도 충분히 감수할 만큼 아름다웠다.
어떤 날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어떤 날은 태초의 대지 위에서, 또 어떤 날은 새하얀 눈밭 속에서 눈을 뜨는 아침. 여행자에겐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 일상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자동차 여행의 치명적인 매력은 읽는 이의 감성을 진하게 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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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여행은 각자에게 다르게 기억된다. 같은 곳을 가고 같은 것을 먹어도, 누군가는 특별하게 누군가는 무미건조하게 기억한다.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다녀온 여행이었고 여행 내내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순간은 분명 달랐다. 기획하는 아내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담은 사랑의 도시로 모나코를 기억하는 반면, 사진 찍는 남편은 어릴 적 카레이서의 꿈을 실현시켜주었던 희망의 도시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서로 다른 여행의 기억, 그 자체를 담고자 했다. 최고의 트레킹 장소, 평생 살고 싶은 곳, 감동적인 베스트 공연 등 각각의 주제에 맞춰서 서로 다른 남녀가 추천하는 여행지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같은 시공간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남녀의 시선은 읽는 즐거움은 물론 여행의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