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빙의된 남편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 사진제공=가든씨어터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의 제작을 맡은 뮤지컬배우 김민수. 사진제공=가든씨어터
아내의 몸속으로 내 영혼이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내의 몸에 빙의된 남편'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모티브로 한 창작뮤지컬 한 편이 대학로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가 화제의 작품이다.
나의 성공이 곧 가족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 정태. 조금 바쁜 것 빼고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으며 자신만만한 인생을 살아가던 그가 어느 날 무당 아수라에 의해 아내 미영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는 믿을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누구보다 착하고 정숙한 아내 미영에게 숨겨둔 애인이 있었던 것. 더욱 놀라운 사실은 미영의 애인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민석이라는 점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멘붕'에 빠진 정태는 빙의된 사실을 숨기고 두 사람의 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상황은 매우 심각하지만, 아내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해프닝을 유쾌하게 담고 있다. 아울러 불륜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모두가 간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남자들의 성공지향적인 삶에 아내는 소외당하고 상처 받는다는 사실, 아울러 아내에 대한 남편의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 없이는 사랑이 성립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부간의 참된 사랑의 의미, 가정의 소중함을 담은 이 작품은 30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온 김민수가 2년 반 동안 준비해 제작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루나틱'의 황선영 작가가 극본을 썼고, 음악감독 출신으로 영화와 광고음악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작곡가 김명종이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다. 폴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현과 레나타 스코보의 안무도 눈길을 끈다.
이재욱 정원식 허정민 정동근 황세준 이상원 박소연 김사랑 등 출연. 10월 18일까지. (02)547-1776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