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하이킥' 트라우마 치유

기사입력 2015-11-12 09:00


MBC '그녀는 예뻤다' 최종회 <사진=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그녀는 예뻤다'가 행복한 엔딩으로 '하이킥'의 트라우마를 씻었다.

지난 11일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가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김혜진(황정음)은 동화작가의 꿈을 이뤘으며, 지성준(박서준)은 모스트 코리아 편집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민하리(고준희)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다시 호텔리어가 됐다. 하리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김신혁(최시원)은 자신의 신작에 '짹슨'을 향해 고마움을 전하며 자유로운 소설가로서 삶을 이어갔다. 결말은 꽉 닫힌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앞서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10년) 출신 조성희 작가가 집필하고,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황정음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엔딩에 대한 우려가 생겨났다. 황당 결말로 악명 높은 '지붕킥'이었기에 '그녀는 예뻤다'가 아무리 유쾌하고 달콤한 장면들을 펼쳐내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불길한 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예고편에 지성준이 코피를 흘리는 장면만 등장해도 "불치병에 걸린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급기야 제목이 과거형이라는 이유로 "김혜진이 파주로 가던 차안에서 이미 죽었던 게 아니냐"고 납량특집스러운 결말을 예상하기도 했다. 행복한 장면으로 가득한 최종회 예고편에도 시청자들은 쉽사리 안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예뻤다'에 시청자들의 우려처럼 황당한 결말을 없었다. 오히려 예정된 1년 보다 빠르게 재회한 혜진과 성준의 행복한 모습이 시청자들을 맞았다. 작가도 시청자들의 걱정을 알고 있었던걸까, '그녀는 예뻤다'의 최종회는 어느 회보다 유쾌하고 밝았다. 편집장 김라라(황석정)은 멋진 외국인 모델과 결혼을 발표했고, '틈새커플'로 활약했던 한설(신혜선)과 김진우(박유환)도 결혼을 약속하며 행복한 소식을 전했다.

한편, '그녀는 예뻤다'가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결국 내면이나 외면의 아름다움이 아닌, 모든 빼꼼이들을 향한 응원이었다. 방송 말미 혜진은 "예전엔 어쩌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만 주인공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스스로를 조연으로 단정 지었던 건 내 자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혜진은 못난 외모 탓에 스스로를 감추고 자신을 작게 여겼다. 첫사랑 성준 앞에 나설 자신이 없어 친구 하리를 대신 내보냈고, 잡지에 글을 쓸 기회가 왔을 때는 "저 같은 게 어떻게"라며 거절했다. 늘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언제나 남들 뒤에 서 있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모스트 코리아에서 성준과 다툼 속에 의욕을 불태우고, 신혁의 따뜻한 응원에 용기를 내고, 하리의 모습에서 자극을 받으면서 혜진은 점차 변화해 갔다.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들다는 첫 사랑이 동화처럼 이뤄지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화책까지 펼쳐냈다. 혜진은 이제 자신의 삶에서 당당한 주인공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사람들은 현실은 동화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처럼, 가끔은 바보처럼 동화 같은 세상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 스포트라이트를 꺼버리지 않는다면, 꿈꾸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라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꺼버리고 살아가지 않길" 바라는 혜진의 독백으로 끝을 맺었다. 모든 '빼꼼이'들을 위한 따뜻한 격려였다.


이처럼 '그녀는 예뻤다'는 사랑스러운 결말로 '하이킥'에서 비롯된 시청자들의 트라우마 또한 조금이나마 치유해줬다.

ran613@spor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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