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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FW 서울패션위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동대문 DDP와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에서 열린다. 정구호 디자이너가 총 감독으로 선정된 이후 열리는 두 번째 패션위크는 도약을 위해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디자이너들이 서울패션위크를 준비하는 이유는 홍보와 실질적 비지니스다. 패션위크가 해외 바이어들과 접촉할 수 있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해외 유력 바이어와 프레스 초청에 유독 공을 들인 서울패션위크 측은 올해도 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서울패션위크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비지니스 면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패션쇼 무대가 틀에 박힌 아날로그처럼 여겨진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SK네트웍스와 엠티콜렉션 외 기업 브랜드들이 줄줄이 서울패션위크 불참을 결정했다. 패션업계 불황으로 인한 경비 절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지만 디자이너들의 플랜B가 DDP에서의 패션쇼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더 이상 패션위크가 패션계 최고의 홍보수단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럭키슈에뜨의 경우 오는 29일 미아리 한 나이트 클럽에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쇼를 계획 중이다. 공간이 주는 호기심이 패션피플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반하트 디 알바자는 기존 쇼와는 또 다른 형식의 2016 FW트렌드 발표를 검토 중이다.
이런 변화는 비단 국내만의 일은 아니다. 버버리, 톰포드는 올해 세계 최대 패션행사인 뉴욕패션위크 불참을 선언했었다. 톰포드의 경우 지난 SS 시즌 보란 듯이 단편영화 형태의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디자이너들에게 패션위크 참여가 매력적이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패션위크가 더 이상 유일한 홍보수단이 아닐 뿐더러 트렌드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패션위크에서는 통상적으로 6개월을 앞서 옷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 때 선보인 의상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시각각 소비자의 눈 앞에 전달된다. 하지만 정작 옷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그로부터 6개월 뒤. 시의성이 중요한 패션에서 시의성이 실종된 것이다. 고질적인 카피 문제도 디자이너들이 컬렉션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정작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디자인을 시장에 내놓기 앞서 불법 복제품들이 시장에 깔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SJYP가 이번 서울 패션위크에서 FW 시즌의 옷이 아닌 SS 시즌 옷을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니P 디자이너는 "컬렉션을 하고 나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바로 의상 사진이 곳곳에 퍼지는데 이 의상은 5~6개월이 지난 뒤에야 시장에 나오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의상은 이미 뒤쳐진 옷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이번 컬렉션에서는 여름과 초가을 옷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