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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야수' 최민수에게도, '괴물' 전광렬에게도 굴하지 않는 '괴력'의 여진구. 물 만난 고기처럼 거침이 없다.
여진구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극본, 남건 연출)에서 살을 주고 뼈를 벨 줄 아는 승부사이자 파란의 조정을 뚫고 왕좌에 오른 맹독한 왕자 연잉군으로 활약 중이다. '아역 스타'였던 그가 스무 살이 돼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인 만큼 지금과 전혀 다른, 180도 바뀐 '변신'을 예고했다. 결과는 꽤 성공적. 전보다 더 풍부한 감정선과 연기력을 과시한 여진구는 매회 안방극장을 가득 채우며 호평을 자아내고 있는 것.
이인좌에게 완패당한 연잉군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쓰라린 패배감을 맛봤고 아버지 숙종(최민수) 앞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분을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떠는 연잉군을 향해 숙종은 "이제서야 철이 드나 보구나"라며 오묘한 한 마디를 남겼다. 이후 연잉군은 달라졌다. 지난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인좌의 모든 정보를 습득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엿봤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몸소 실천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실로 이날 방송에서 여진구는 다양한 색깔로 연잉군을 표현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발톱을 감추고 숨겼던 전과 달리 처음으로 '범의 새끼'다운 야성을 드러낸 것. 눈빛부터 말투, 행동까지 달라진 연잉군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높였다.
어디 이뿐인가? 여진구는 '연기 신(神)'이라 불리는 최민수, 전광렬과의 호흡에서도 뒤지지 않고 제 색을 펼쳤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내공의 소유자인 최민수, 전광렬에게 충분히 묻힐 수 있는 상황이 매회 펼쳐지고 있지만 그때마다 굴하지 않고 제 역량을 발휘하는 여진구다. 최민수에게서 보였던 '야수'의 모습이, 전광렬에게서 보였던 '광기'의 모습이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며 보는 맛을 더했다.
'대박'을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연 여진구. '하늘에서 내려준 괴력의 스무 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대박'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