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1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젝스키스 은지원, 이재진, 강성훈, 장수원, 김재덕이 출연했다. 16년만에 재결합한 젝스키스는 그동안 밝히지 못한 비밀들을 대방출하며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희대의 라이벌 H.O.T와의 살벌한(?) 경쟁구도와 그룹 결성 비하인드, 해체, 팬들과의 에피소드까지 '노랭이'들을 과거로 소환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머물 수 없다. 20대 풋풋했던 '오빠'들은 이제 평균 연령 37.7세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형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도 마친 상태. '추억팔이'를 넘어 '예능 캐릭터'까지 완벽하게 구축한 젝스키스가 요즘 아이돌과 싸울 수 있는 강력한 '입덕' 매력을 살펴보자.
|
은지원은 젝스키스 해체 후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매력을 방출하며 새로운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은초딩', '뇌순남'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은지원은 망가지고 떼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젝스키스 재결합 후 은지원은 리더의 카리스마를 장착한 '은리더', '은각하'로 돌아왔다. 특히 젝스키스 멤버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 남모르게 노력해 온 은지원은 이번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에서도 '빅뱅급'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라디오스타'에서도 멤버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멤버들의 이미지를 걱정하고, '독설 MC' 김구라의 예봉을 철벽 방어하는 리더로서의 팀 관리 면모가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들 역시 "방송에서의 은지원 씨와 젝스키스 안에서의 은지원은 다르더라"고 후문을 전했다. 젝키 해체 후에도 솔로가수와 예능인으로 꾸준히 활약, 연예계 대세로 자리잡은 은지원에게도 젝스키스 재결합 자체가 도전이고 모험이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은리더' 캐릭터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 강성훈을 본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16년 전과 한치 변함없는 헤어스타일과 동안 외모 때문에 '냉동인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변하지 않은 건 외모뿐만이 아니었다. '팬사랑'과 '입담' 역시 16년 전 오빠 강성훈 그대로였다.
"노랭이들아"라는 오글거리는 멘트를 서슴없이 하는가 하면, "(H.O.T와 라이벌)이기고 지고 그런 거 보다는 함께 가는 거다. 순수하게 진심"이라는 '90년대 예능' 발언으로 멤버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지방 팬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소속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강성훈의 끔찍한 팬 사랑은 혀를 내두를 정도. 마지막까지 "난 오글거림을 담당하고 있다. 노랭이들과 함께 쭉 할 것이 기대되고 설렌다"는 인사로 냉동된 팬사랑을 재현했다. 돌아온 강성훈의 변함없는 '팬바보' 면모는 '노랭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
|
이재진의 재발견이다. 'YG 수장' 양현석의 처남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이재진은 16년 전 몰랐던 '4차원 매력'을 터뜨렸다. '국민MC' 유재석도 두렵게 만드는 이재진의 예능감은 방송인 김구라마저 엄지를 치켜세우게 했다.
혼자만 빵 터지는 웃음 포인트로 '4차원' 예능 신입생 매력을 자랑했고, "분식집 '바지사장'", "한도없는 카드는 YG (양현석) 소유"라는 등의 순수하고 솔직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내뱉어 리더 은지원의 심장을 졸이게 만들었다.
수준급 그림 실력과 세월을 피해간 유연한 댄스실력, 성대모사, 그리고 '탈영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하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드러낸 이재진의 이야기들은 그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에 힘을 더했다.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 할 줄 아는 이재진의 독특한 4차원 예능감각은 프로그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었다.
|
H.O.T 토니 안과 7년째 동거를 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재덕은 이날 이재진에게 "나라를 팔아 먹은 놈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재진은 "과거 김재덕은 타도 H.O.T 선봉장이였다"고 폭로했고, 김재덕은 "내가 스파이 역할을 했다. H.O.T 정보를 계속 캐냈다"라고 반박했지만 되려 "월북해서 간첩 역할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 웃음을 안겼다.
김재덕은 연예병사로 복무하던 중 후임으로 들어 온 토니안과 '절친'이 됐다. 과거 막강한 라이벌 관계였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컴백을 응원한다. 토니안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덕이가 젝스키스를 재결성하기를 기원했다. 재덕이가 잘 돼서 정말 기쁘다"며 "김재덕의 매니저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농담을 했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H.O.T의 재결합설에 대해 김재덕은 "잘 모른다"고 답했지만 젝스키스 역시 "H.O.T가 나오면 과거에는 전혀 이룰 수 없었던 합동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댄싱머신'에서 '토니부인'이라는 깜찍한 캐릭터를 구축한 김재덕은 누구보다도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열망했다. 해체 당시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던 가슴 따뜻한 남자다. H.O.T의 재결합으로 '절친' 토니안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
젝스키스 해체 후 김재덕과 제이워크로 활동하다 사업가로 변신 한 장수원. 이후 '로봇연기'로 새 캐릭터를 구축하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젝스키스 장수원으로 돌아온 그는 과거 아이돌이라면 꿈도 꿀 수 없었던 연애담을 솔직하게 밝히며 '사랑꾼' 캐릭터로 변신했다.
이날 장수원은 13살 연하 일반인 여자친구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1993년생인 여자친구는 내가 젝스키스였다는 사실도 몰랐고 '연기 못하는 배우'로 알고 있었다"고 자폭해 큰 웃음을 안겼다. "젝스키스의 인기를 '무한도전'을 통해 알게 됐다. 여자친구가 좀 많이 우러러 보는 것 같다"는 장수원은 "결혼 생각이 있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어른들께 인사를 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여자친구도 생각하고 있다. YG와의 계약 기간인 3년 안에 결혼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장수원의 달달한 모습이 새롭다.
과거 활동당시 연애담은 금기사항 1호였지만 멤버들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노랭이들'조차 아기엄마가 된 지금, '오빠'의 연애, 결혼 이야기는 오히려 자연스럽다. '사랑꾼' 장수원이 젝스키스 멤버들 중 제1호 '품절남'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