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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흙수저'가 '음악의 신'이 됐다.
하현우의 음악 인생은 쉽지 않았다. 그가 음악에 처음 발을 들인 건 대학교 때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대부분의 록커들이 중고등학교 때 밴드를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다. 그런데 그 출발마저 난관에 부딪혔다. 동아리 선후배 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더러 음악에 인생을 걸어보고자 학교를 자퇴한 것이다. 집에서도 쫓겨나다시피 한채 무작정 상경, 홍대 인디씬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집안의 반대로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생계를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겸해야 했다. 뉴언발란스, 더 컴의 결성과 해체를 거치며 군대를 갔다왔고 '마지막으로 음악을 해보자'는 기타리스트 전규호의 제안에 드러머 이정길과 함께 강원도 행을 결심했다. 강원도에서 1년 반 동안 합숙을 하며 낮에는 곡을 만들고 밤에는 실내포차에서 일하며 음악 활동을 했다. 이렇게 탄생한 밴드가 바로 국카스텐이다.
2009년 데뷔했으나 인디씬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한 탓에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았다. 일부에서는 정식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았다며 실력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국카스텐이 주목받기 시작했던 건 2012년 MBC '나는 가수다2' 출연 때 부터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풍부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시선을 사로잡긴 했으나 가왕전 4강전에서 다소 아이러니하게 탈락, 대중의 뇌리에서 지워져갔다. 그러던 차에 다시 한번 '복면가왕'으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어필하게 된 것이다. 국내 록밴드를 넘어 세계적인 보컬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성량을 과시하며 9연승 신화를 이룩했다. 음악계 흙수저가 '음악의 신'으로 거듭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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