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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4부작 단막극이 남긴 것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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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가를 발굴한다는 것은 단막극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부담이 크지 않은 단막극을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와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백희가 돌아왔다'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백희(강예원)의 숨겨진 과거와 진짜 아빠 찾기를 통해 추리 코드를 뽑아냈고, 백희와 섬월도 아재 3인방의 러브라인으로 감칠맛을 더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막장 드라마 단골 소재를 무겁고 진중하게 풀어내는 대신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거부 반응을 없앤 것이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KBS는 유일하게 단막극 공모를 꾸준히 진행해 온 곳이다. 단막극을 통해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내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신인 작가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단막극의 이미지 자체를 바꾸는 계기도 됐다. 그동안 단막극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간단했다. 신선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성은 떨어지는,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야 하지만 유지하기 쉽지 않은, 주류가 아닌 일부 매니아층이 사랑하는 그런 장르가 바로 단막극이었다. 하지만 '백희가 돌아왔다'를 통해 그런 이미지도 한꺼풀 벗겨질 전망이다. 소재와 내용만 좋다면 짧은 4부작의 호흡 안에서도 얼마든지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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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은 배우의 매력을 재조명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인교진은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를 그려냈다. 인교진은 '천국의 눈물', '미녀의 탄생', '발칙하게 고고'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존재감이 약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극중 옥희(진지희)의 아빠 후보 중 한명인 홍두식 역을 맡아 거침없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홍두식은 과거 양백희(강예원)의 꼬봉이었던 장미(김현숙)의 남편으로 겉으로는 티격태격 하는 듯 하지만 아내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남자다. 촌스럽고 우직한 시골 상남자 캐릭터는 이전에도 많이 봐왔던 것이지만, 인교진이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제법 흥미롭다. 구수한 사투리와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고 김현숙과의 앙숙 케미로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첫사랑 양백희(강예원)가 섬월도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더듬이 앞머리에 노란 프린팅 셔츠를 매치한 충격적인 패션을 선보이는 등 디테일을 살렸다.
관계자는 "배우들도 연기 변신 도전 무대로 단막극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베이비시터' 조여정이나 '백희가 돌아왔다' 등을 보면 상당히 훌륭한 배우들이 단막극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막극은 2~4부작의 짧은 호흡인 만큼, 연기에 대한 배우들의 부담감도 훨씬 줄어든다.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또 다른 역량을 강화하기에 좋은 실험 무대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짧은 호흡이지만 좋은 배우들이 단막극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