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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디어의 병폐를 꼬집는, 웰메이드 추적 스릴러 '원티드'가 기대 속 첫 포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스토리, 일말의 긴장감도 없는 미지근한 연출, 그리고 모성애가 와 닿지 않는 연기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원티드'는 진정, 시청자에게 오감 만족 스릴러를 안겼을까?
잠시나마 행복한 미래를 꿈꾼 정혜인. 하지만 그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큰 불행이 찾아왔다. 촬영 현장에서 송현우가 사라진 것. 정혜인은 뒤늦게 아들을 찾아 나섰지만 어디에도 아들은 없었고 아이가 흘린 휴대전화만 있을 뿐이었다. 이후 정혜인에게 아들을 납치했다는 한 통의 메시지가 왔고 그렇게 유괴범과 사투가 시작됐다.
정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는 유괴범은 자신이 낸 미션을 수행하면 아들을 돌려주겠다 협박했다. 그 첫 번째 미션으로 정혜인이 진행하는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만들라는 것. 매일 밤 10시, 총 10회로 구성된 리얼리티 쇼를 만들어 시청률 20% 이상의 결과를 내라는 미션을 던진 유괴범. 성공하지 못할 시 아들은 살아 돌아갈 수 없다며 정혜인을 압박했다.
이날 '원티드'는 납치된 아들과 이를 찾으려는 엄마 정혜인의 모습으로 포문을 열었다.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자극적인 소재를 쏟아내며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 첫 회 5.9%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수목극 꼴찌로 스타트를 끊었다.
시청자는 일단 장르물에 강한 김아중의 연기에 '모성애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아니나 '원티드'에서 가장 필요한 모성애의 절절함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미혼 배우이기에 나타나는 한계일 수 있으나 그럼에도 기대가 컸던 김아중이기에 시청자의 아쉬움이 크다. 2회부터는 좀 더 진폭이 큰 연기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것. 더불어 아역 박민수의 어색한 연기도 지적됐다. 뛰어난 연기력을 과시한 아역이 많은 사랑을 받는 요즘, 박민수는 높아진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이언맨을 보고 기뻐하는 연기는 보는 이를 오그라들게 만들었다는 후문.
배우들의 연기력 외에도 문제로 꼽히는 부분은 연출력이다. 추적 스릴러 장르는 특유의 빠른 속도감과 박진감 넘치는 카메라 앵글을 보여줘야 하는데 '원티드'는 늘어지는 편집, 단조로운 앵글로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한 것. 박진감을 느낄 수 없는 슴슴한 배경음악 역시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아쉬움을 남긴 대목은 어디서 본 듯한 진부한 스토리다. '원티드'의 스토리는 2007년 개봉한 영화 '세븐 데이즈'(원신연 감독), 2010년 개봉한 영화 '심야의 FM'와 2014년 방송된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과 유사하다는 점. '세븐 데이즈'는 변호사 유지연(김윤진)의 딸이 납치되는 이야기를 그렸고 '심야의 FM'은 정체불명의 청취자 한동수(유지태)가 라디오 DJ 고선영(수애)의 딸을 납치, 생방송으로 미션을 주며 고선영을 옭아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 두 작품 모두 딸이 납치된 상황에서 유괴범의 미션을 해결해야만 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설정이 고스란히 '원티드'에 녹여져 있어 신선함을 안기지 못했다. 물론 '신의 선물-14일' 역시 엄마 김수현(이보영)이 유괴된 딸 한샛별(김유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을 비교했다. 특히 '세븐 데이즈'와 '심야의 스토리를 엉성하게 합친 느낌이라며 '원티드'의 식상함을 지적했다.
1회 만에 드라마의 성패를 운운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어찌 됐든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회인 첫 방송은 실패다. 5%대의 시청률을 가지고 시청자의 오감을 만족하게 만들었다는 '원티드'의 마케팅은 거짓이었다.
첫 방송을 6주 앞두고 급히 편성돼 탈이 났던 것일까? 긴장감도, 새로움도, 박진감도 없었던 '원티드'는 확실히 시청자를 끌어당기기에 많이 미흡했다. 앞으로 남은 15회, '원티드'가 사두용미로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원티드'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