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김미경&남기애, '오해영' 로맨스 뒤엔 '엄마'가 있었다

기사입력 2016-06-29 13:45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해영이와 도경이에게 엄마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그들은 힘든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새드 엔딩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tvN 화제작 '또 오해영'이 28일 18회차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끝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던 쫄깃한 스토리와 닿을듯 말듯 로맨스를 그린 서현진과 에릭은 드라마의 인기를 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또 오해영'이 우리에게 또 확인시켜준건 해영의 엄마 황덕이(김미경)와 도경의 엄마 허지야(남기애)의 존재감이다.


김미경은 현실 엄마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냈다. 결혼에 실패하고 인생을 막 사는 딸에게 등짝을 두들기고 내놓은 딸이라 구박하서도 아침밥은 꼭 해먹어야 속이 풀리는 엄마다. 내가 구박하는건 괜찮지만 동서가 딸을 험담하면 즉시 응징을 가하고, 상처 준 남성들에게 호통으로 맞선다. 또 집을 나가라고 선포해놓고는 혼자 사는 딸이 걱정되어 몰래 집앞으로 찾아가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특히 오해영과 노래방에 간 장면부터 이어지는 통곡은 자녀가 울 때 함께 찢어지는 부모의 마음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딸에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 간섭하고 또 윽박지르지만, 황덕이는 누구보다도 해영의 아픔을 이해하고 마음 아파하는 인물이다. 김미경은 섬세한 감정선과 생활 밀착형 연기로 정 많은 우리네 엄마를 브라운관에 완벽하게 가져다놓았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망친 남자와 다시 결혼을 선택하는 딸을 위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고 그의 편에 선 애절한 표정 연기는 압권. 또 차오르는 화에 옷을 마구 내던지거나 딸을 포기한듯한 흔들리는 동공연기는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반면 박도경 엄마 역의 남기애는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았다.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돈만 밝히고 사사건건 박도경의 앞길을 방해한다. 그러나 허지야 역시 엄마였다. 장회장(강남길 분)이 그동안 자신의 아들을 괴롭힌 사실을 알게 된 허지야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장회장을 찾아가 협박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또 딸 박수경(예지원 분)의 임신 사실을 누구보다 기뻐하며 눈물을 흘린다.

비록 황덕이와는 사뭇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남다른 패션센스와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 말투와 표정연기로 '또 오해영'에 활력을 제대로 더했다. 또한 그녀의 맛깔스런 연기는 극 중 박도경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밖에 없는 환경적 배경과 성격에 당위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같은 엄마 다른 느낌의 공식을 제대로 보여줬던 두 여배우는 '또 오해영'의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시대의 엄마의 모습을 개성 강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많은 시청자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게 됐다. 가끔은 코믹하게, 또 가끔은 눈물샘이 터져나오는 그들의 열연은 '또 오해영'을 인생작으로 만든 또 하나의 이유였다.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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