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닥터스' 오글거림도 집도한 김래원 선생님의 마법

기사입력 2016-07-05 09:42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나쁜 기집애'라는 말을 이렇게 달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남자라니. 흔한 '로코킹'이 정도가 아니다. 거의 로맨스 '장인' 급이 등장했다.

'펀치'라는 느와르로 머리에 강력한 한방을 때린 김래원이 이제는 심장을 더 세게 두드리고 있다. 한 회에 한마디씩 빠짐없이 꼭 등장하는 마법의 주문에 월요병 같은건 날린지 오래다.

'닥터스'는 4일 방영된 5회를 기점으로 전개에 빠른 속도가 붙었다. 특히 의사가 되어 만난 유혜정(박신혜)와 홍지홍(김래원)은 만나자마자 로맨스에 불을 당겼다. 김래원은 만난지 두어번 만에 박신혜에 "우리 사귀는 거야? 거절한거야? 나쁜 기지배. 다음에 다시 질문할 때는 무조건 예스야"라고 돌직구를 날렸고 13년간 쌓아두었던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박신혜 역시 걷잡을 수 없이 그에게 빠져들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떨리게했다. 이는 결국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동시간대 시청률 1위 18.4%(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힘이 됐다.

남녀 주인공이 단숨에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이 이야기 전개상 급작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김래원이라는 배우와 연기력이 그 빈틈을 메워버렸다. 문자상으로는 오글거릴수 있는 대사들도 능청스럽고 또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장난기 묻어나는 어조지만 여운 가득한 눈빛연기가 더해져 자칫 평범하고 느끼할 수 있는 대사도 담백하게 전달한다. 어떤 대사라도 김래원을 거치면 명대사로 탄생할듯한 기세다. 실제 제작진은 "김래원이 아니었다면 '홍지홍'이라는 캐릭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화해내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어떤 대사라도 김래원이 하면 달달하고, 로맨틱해진다는 것이 그가 가진 강점이자 매력인 것 같다"고 전할 정도다.


로맨스의 남자주인공이 설레게 만드는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김래원이 연기하는 홍지홍은 기존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매력을 지녔다. 무지막지하게 츤데레하기보단 푸근하면서 따뜻한 선생님의 모습을 하다가도 어느순간 상남자의 모습으로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온다.

이는 로맨스라는 장르에 있어서 배우가 가지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래원의 연기력이 급작스런 고백과 로맨스에도 근거를 불어넣고 더욱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닥터스'가 지닌 다소 뻔하고 억지스런 상황설정에도 시청률 1위를 지키고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던 건 온전히 김래원의 연기력 덕분이라는 평이다.

김래원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닥터스'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오글거렸다.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부담스러웠다"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5회만에 보여준 그의 로맨스력은 KBS2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송중기)과 tvN '또 오해영'의 박도경(에릭)의 빈자리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벌써부터 꺼내놓은 달달함은 물론 전개가 가속화되면서 점차 드러날 짙은 연기력에도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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