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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허진호(53) 감독은 왜 황녀 이덕혜를 선택했을까. 그리고 그가 인간 이덕혜, 여자 이덕혜를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과연 허진호 감독은 해답을 얻었을까.
"궁금했어요. 제가 본 다큐멘터리에서 덕혜옹주는 영민했고 누구에게도 예쁨받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소녀였어요. 귀여운 행동으로 고종의 사랑을 받을 만큼요. 그랬던 그가 일본으로 간 뒤 무기력한 표정을 짓고 말 수도 급격하게 사라졌다고 해요. 계속 한국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좌절감도 맛봤겠죠. 여기에 원치 않은 사람과 결혼을 했지만 이혼을 하고 또 정신이상으로 정신 병원에 갇혔죠. 심지어 딸은 자살하고 마는 비극을 당해야만 했으니까요. '왜 덕혜옹주는 다 잊지 못했을까' '그냥 모든걸 포기하고 살아가면 편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덕혜옹주만 포기하면 남편, 딸과 함께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는데도 말이죠. 그 누구도 불행을 자처하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이런 덕혜옹주가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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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는 인간 허진호가 해석하는 이덕혜의 모습이었죠. '덕혜옹주라면 이러지 않았을까?' '이랬을 것 같다' '이랬으면 좋겠다' 같은 거요. 솔직히 영화 속에서 덕혜옹주가 조선 노동자들을 향해 연설하는 장면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역사에는 덕혜옹주가 조선 노동자들에게 사죄하거나 용기를 주는 연설을 했다고 적혀 있지 않죠. 그런데 덕혜옹주 마음에는 아마 영화 속처럼 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소망, 혹은 바람을 집어넣고 싶었어요. 판타지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걸 역사 왜곡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누구도 원수의 땅에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으니까요."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영화 '덕혜옹주'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