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수다' 리에, '덕혜옹주'로 충무로 데뷔한 사연

최종수정 2016-08-13 10:3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BS2 '미녀들의 수다' 출신 모델 겸 배우 아키바 리에가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 호필름 제작)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에게 남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아키바 리에는 '덕혜옹주' 후반께 마츠자와 간호사 역으로 출연,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친왕(박수영)의 망명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 일본인 다케유키(김재욱)와 결혼하게 된 덕혜옹주(손예진)의 스토리를 다룬 후반부 등장한다.

광복을 맞았지만 대한민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덕혜옹주. 모든 희망이 사라진 덕혜옹주는 그 충격으로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켜 노년까지 정신병원에서 지내게 되는데 이때 등장하는 게 마츠자와 간호사다. 보호자가 없는 덕혜옹주는 면회가 불가한 상태로, 이를 찾아온 김장한(박해일)의 호소에 연민을 가지며 면회를 허락하는 마츠자와를 연기한 아키바 리에다.

'덕혜옹주'를 통해 충무로에 첫발을 내디딘 아키바 리에는 몰입을 높이는 연기력으로 마츠자와 간호사를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영화 연기에 도전했지만 어색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던 것.


'덕혜옹주'의 제작 관계자는 아키바 리에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일단 캐스팅 과정에서 일본인이라는 특수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운이 좋게도 '덕혜옹주' 스태프 중 한 명이 아키바 리에와 친분이 있었는데 그를 통해 오디션을 제안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캐스팅 과정에서 국내 활동 인지도는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아키바 리에가 가진 열정과 숨겨진 연기력, 마츠자와 간호사에게 맞는 이미지 등이 맞아 떨어져 캐스팅하게 됐다. 앞으로 충무로에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여배우로 성장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아키바 리에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덕혜옹주'를 집필한 작가와 친분이 있었는데 그분 인연으로 허진호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덕혜옹주'가 크랭크 인 하기 전이었는데 그때는 일본인 캐스팅에 대한 언급 없이 인사만 나눴다. 이후 감사하게도 마츠자와 간호사 역을 제안해 주셨다. 훗날 캐스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허진호 감독이 이방자(토다 나호) 역과 마츠자와 간호사 역을 일본인으로 캐스팅하길 원했다고 하더라. '덕혜옹주' 속 등장인물 모두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어 했던 허진호 감독의 의도였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마츠자와 간호사 역으로 출연을 결정한 뒤 덕혜옹주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덕혜옹주의 담당 간호사로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인물인지, 어떤 마음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는지 알고 싶었고 그래야만 진실된 연기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나름대로 덕혜옹주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첫 영화 연기라 긴장할 수도 있었는데 허진호 감독의 친절한 디렉션과 배우 선배들의 조언으로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박해일 선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뜰살뜰하게 챙겨주셔 너무 감사했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너무 짧은 분량이라 관객이 몰라볼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 관객이 많이 알아봐 주셔서 영광스럽고 행복했다. '덕혜옹주'에 참여한 배우로서 덕혜옹주의 삶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오는 9월에는 부모님이 한국에 오시는데 그때 다 같이 '덕혜옹주'를 볼 생각이다. 부모님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고 떨린다"며 "앞으로 역할의 크기를 떠나 연기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해준 작품이었다. 한국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한편,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을 중심으로 박해일, 라미란, 정상훈, 박수영, 김소현, 박주미, 안내상, 김재욱, 백윤식, 고수, 김대명 등이 가세했고 '위험한 관계' '호우시절' '오감도' '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의 4년 만에 컴백작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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