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정상회담' PD "광복절 특집, 덜덜 떨면서 방송냈다"

기사입력 2016-08-16 15:2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제작진의 용기 있는 시도가 빛났다.

16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은 광복절을 맞이해 '식민 역사와 독립 특집'으로 꾸몄졌다. 영국과 인도, 프랑스와 기니, 중국과 일본, 리비아와 이탈리아, 멕시코와 미국 등 지배국과 피지배국이었던 국가의 패널들이 식민 역사의 아픔과 지배국의 사과와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이번 특집은 광복절에 걸맞는 의미 있는 편이긴 했지만 위험 요소도 큰 기획이기도 했다. 식민 지배와 그와 관련대 국가의 후속 조치는 단어 하나까지도 잘못 내뱉는다면 큰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예민한 소재였기 때문. 하지만 이 어려운 소재를 '비정성회담'은 너무나도 똑똑하게 풀어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라고 정답을 제시하려 하기 보다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세계 각국 청년들은 주관적인 의견을 객관적으로 전달했다.

또한, 토론에 참여한 외국인 패널들은 깊이 있는 역사 인식과 식민 지배를 바라보는 진중한 자세로 토론에 참여했다. 피지배국 국가의 패널들은 열강들의 지배로 인해 자국민이 얼마나 큰 아픔을 겪었고 국가적 손실을 봤는지 다른 패널들은 물론 시청자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여기에 게스트 조승연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다른 나라의 언어는 물론 역사에 까지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조승연 작가는 방대한 역사적 지식과 올곧은 역사관, 화려한 언변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방송 이후 '비정상회담'의 연출자 김노은 PD는 스포츠조선에 "너무 예민했던 주제라 갈등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던 특집이었다. 많은 분들이 호평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식민 지배에 대한 예민한 주제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굉장히 민감한 주제라 덜덜 떨면서 방송에 냈다.(웃음) 광복절인 15일에 너무 생뚱맞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 보다는 의미 있고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주제를 택하고 싶었다. 예민한 역사 이야기도 외국인들은 오히려 쉽게 오픈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경향이 있더라. 그런 점을 방송에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워낙에 예민한 주제라 출연자들도 이야기를 꺼내는 걸 어렵게 생각했을 것 같다.


-"오히려 출연자들은 역사에 대해 오픈해서 이야기를 할 준비가 돼 있었다. 사실 일본 측 친구가 조심스러워하긴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아베 총리도 아니지 않나.(웃음) 그 친구를 질책하고 책임을 묻고자 불렀던 게 아니다. 25살 젊은 일본 청년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역사 교육을 받을까. 어떤 역사적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조승연 작가의 게스트 출연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한국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 대한 전반 적인 지식이 있는 분을 섭외하려고 했고 조승연 작가님이 굉장히 잘 해주셨다. 분량상 방송에서 다 보여드리진 못했는데 조 작가님은 어려운 지식도 쉽게 에피소드로 풀어서 설명을 해주는 장점이 있더라. 또한, 토론 프로그램의 특성상 대본에 없는 이야기가 많이 오고가는데, 대본에 없는 이야기에 대한 것에도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계시더라. 사실 '사막의 라이온'이란 영화를 본 분이 얼마나 있겠나.(웃음)"

이번 특집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방송 말미에 조승연 작가님이 했던 얘기가 바로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다.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감추고 숨기고 말을 안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아가자는 거다. '이게 정답이다'라고 말하는 방송은 결코 아니다. 이런 이야기도 꺼내놓고 이야기 할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을 뿐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