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소연 "호감형 배우? '우결' 힘이 컸죠"

기사입력 2016-08-22 03:0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소연이 차기 계획을 밝혔다.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은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차이나타운 최대 규모의 중식당 가화만사성을 열게된 봉삼봉 일가의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 드라마다. 김소연은 극중 봉삼봉(김영철)과 배숙녀(원미경)의 큰딸 봉해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봉해령은 착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행복한 가정을 꾸린 듯 했으나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으며 모든 것을 빼앗긴 인물이다. 국내 굴지의 그룹 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남편 유현기(이필모)는 무려 5년 동안이나 자신의 집에서 불륜을 저질렀다. 시어머니 장경옥(서이숙)은 '한국의 신사임당'이라 불리는 유명 한복 디자이너이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로 며느리를 타박한다. 결국 남편의 불륜 앞에 자신의 세상이 무너진 봉해령은 이혼을 결심, 다정다감한 서지건(이상우)과 두번째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유현기가 죽기 전까지 자신의 곁에 머물러 달라고 애원하며 또다시 눈물 마를 새 없는 나날이 시작됐다. 이런 다사다난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을 듯하다. '가화만사성'을 마친 김소연을 만나 그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테일에 강한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이번에 가장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미혼에 아이가 없는 걸 다 아시니까 제 연기를 가짜라고 느끼실 수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두렵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정말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초반에 가장 힘들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고민할 새가 없더라고요. 너무 힘들고 숨도 안 쉬어질 정도로 정말 아팠는데 방송이 나가고 '같이 울었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동했어요. 저희 엄마도 펑펑 우셨어요.

─ 드라마를 마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이 아쉬웠어요. 제가 아프지도 않고 잘 나오니까 체력이 좋다고 해주셨는데 사실 약도 많이 먹고 그랬거든요. 그런 게 좀 아쉬워요. 납골당 신 찍을 땐 마지막 테이크에서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오더라고요. '좀더 체력을 키워놨으면…'하는 생각이 들었죠. 상우 오빠는 항상 운동을 해서 그런지 밤을 새워도 끄덕 없었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배워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 그럼 만족한 점은 뭔가요.

'원없이 했다'는 표혀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인물들과 관계 형성에 있어서 해령이가 중심에 있어서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주말극 할 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무사히 끝난 것 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 '가화만사성'은 김소연이라는 배우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그동안 항상 갈증이 있었는데 그걸 해소하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우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신을 별로 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판타지적 상상이었다면 이 작품은 정말 현실적인 아픔을 다뤘거든요.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오열하고 폭발하면서 원없이 해본 것 같아요. 또 다른 갈증은 그동안 대중성이 덜한 작품들이 좀 많았거든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작품들인데 더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누구나 '가화만사성' 애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지금 아파트에 산지 10년이 됐는데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관심 가져주신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너무 좋더라고요. '이게 주말극이구나'하는 걸 너무 크게 느꼈어요.


─ 벌써 연기대상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너무 놀랐어요. 과분한 얘기 해주셔서 감사했죠. 정말 더할나위 없이 현재에 만족해요. 이 작품을 안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을 통해 조금 다른 느낌의 제가 된 것 같아요. 좀더 시야가 넓어진 것 같고 어쩌면 또 다른 연기 인생이 펼쳐질 순간이 아닐지 기대감을 갖게해 준 작품인 것 같아요.

─ 이번 연기에 대해서도 그렇고 김소연이라는 배우는 악플이 거의 없는 배우인 것 같아요.

시간되면 댓글 읽어보고 하는데 정말 감사해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좋은 응원의 말을 해주고 칭찬해준다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정말 감사해요.

─ 호감형 배우가 된 비결이 있을까요.

예능의 힘이 좀 큰 것 같아요. 예능에서 저를 너무 잘 만들어주셨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좋은 부분만 잘 편집해주신 것 같아요. 그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좀더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봉해령 캐릭터도 예전 이미지였다면 초반에 "한마디 할 것 같은데 당하고 있냐"며 몰입이 안된다고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예능을 하고 봉해령을 해서 그런지 그냥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아요.

─ 착한 이미지가 배우로서 한계가 되진 않을까요.

신기한 게 예전에는 악역만 들어왔었어요. 그래서 20대 때는 저는 로맨틱 코미디는 못할 줄 알았어요. 너무 좋아하고 하고 싶은데 나한테는 왜 배역이 주어지지 않는지 서운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작품이 주어지고 연기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게 너무 신기해요. 조흥ㄴ 작품 만나서 지금까지도 좋아해주시고 하는 게 너무 좋아요. 하지만 안주할 수는 없으니까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요.

일단 쉬고 싶어요. 사치스러운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2주라도 쉬고 싶어요. 정말 제가 작품 끝나고 회사에 바로 전화해서 일 하고 싶다고 하지 않은 게 처음인 것 같아요.(웃음) 지쳤다기 보다는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들어요. 분명 이번 봉해령 캐릭터에서 김소연의 모습도 너무 많이 보였을 것이고 오랜만에 50부작을 하다 보니까 시청자분들도 피로감이 있으셨을 거예요. 완전 다른 배역으로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음엔 뭔가 악역이나 센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