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국민 아이돌'의 한계를 깰 수 있을까.
|
작품은 남녀주인공이 만나지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전개가 답답하다는 혹평을 받으며 대중의 지지를 받는데는 실패했다. 이와 함께 배수지의 연기력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눈물 연기를 비롯한 감정 연기는 합격점을 줄만 했지만, 기본적인 발음과 발성이 눈에 띄게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표정 연기 역시 오열한다거나 하는 극적인 상황이 아니면 비슷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지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지은은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 출연하면서 가수 활동 예명 아이유가 아닌 본명 '이지은'을 내세웠다. 확고하게 연기자 변신의 각오를 다진 것이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달의 연인'은 미국 NBC 방송과 공동 제작, 150억 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100% 사전제작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방송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초반 기대와 달리 시청률은 4회 만에 5.7%까지 추락했다. 이지은 자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첫 방송과 동시에 연기력 논란이 터져나왔다. 내용은 배수지와 비슷했다. 표정연기가 획일화 됐고, 발음과 발성이 부족하며, 이준기와 강하늘의 하드캐리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여기에 사극에서 현대극 연기를 펼쳐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혹평까지 추가됐다.
|
배수지의 경우 '국민 첫사랑' 이미지가 확고하게 잡혀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쌓아올린 청순한 이미지는 배수지를 CF퀸으로 만들어줬지만 연기 경력에는 오히려 해가 됐다는 의견이다. '건축학개론'과 비슷한 이미지가 아니면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 배수지 역시 이런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건축학개론' 이후 영화 '도리화가'나 이번 '함부로 애틋하게'처럼 색다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건축학개론'의 그것을 뛰어넘기엔 2% 부족했고, 여전히 그 이미지 속에 갇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애틋하게' 속 신파 연기 또한 평가절하되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이지은은 보다 심각하다. 그를 가두고 있는 이미지는 '국민 여동생'이다. 20대 중반의 여성에게는 답답한 이미지다. 아이유 역시 그런 이미지를 타파하고자 음악적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논란에 부딪혔고, 연기적으로도 '프로듀사'의 까칠한 신디 역을 맡아 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잠시잠깐의 효과였을 뿐, 아직도 '국민 여동생'은 이지은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타고난 동안 외모와 이런 이미지 때문에 '달의 연인'에서도 이준기 강하늘과 호흡을 맞추는 게 어색해 보인다는 평이 많다. 연인으로서 멜로 호흡을 맞추기에는 나이차가 너무 느껴진다는 것.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지은은 30대까지의 해수를 연기해야 하는데, 아찔한 상황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지은과 배수지의 경우 아이돌 출신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사실 두 사람의 연기가 그렇게 나쁘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모두 나름의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작에 캐스팅이 된 것이다. 그러나 갖고 있는 이미지가 너무나 한정적이다. 배우도 한 캐릭터로 지나치게 강한 인상을 남기면 거기에서 벗어나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한 법인데, 아이돌 출신은 그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배우들처럼 넉넉한 휴식 기간을 갖고 한 템포 쉬면서 이미지 변신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지 않나. 꾸준히 이미지가 소비되는 아이돌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 숙제다. 어쨌든 고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